윤석열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 몸통과의 전쟁"
[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이번 대선에 대해 “대장동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규정했다. 지난 5일 후보 선출 뒤 당 지도부와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대장동 의혹의 ‘몸통’이라고 표현하며 공세를 편 것이다. 윤 후보는 당 지도부와 의원들, 국회의장단과 상견례하면서 수차례 “당, 의회가 중심이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0선’ 정치신인 대선 후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당과 융합해 ‘원팀’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첫 공식 일정에는 이준석 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동행했다. 전직 대통령 묘역은 찾지 않고 현충탑만 참배했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선열에 뜻을 받들어 국민 승리의 시대를 열겠다’고 적었다.
윤 후보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의원총회에 연달아 참석해 당 지도부와 정식으로 상견례를 했다.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에 뛰어든 지 4개월이 됐는데 과분하게도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됐다”며 “아마 우리 정치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당원과 국민들의 생각이 담겨 있고 거기에 큰 힘을 입은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대선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과 싸우는 부패와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러난 건 빙산의 일각”이라며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카르텔과의 싸움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재명은 문재인 정권의 후예답계 위선과 거짓의 DNA를 쏙 빼닮았다”며 “이번 대선은 진실의 후보 윤석열과 위선의 후보 이재명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준석 대표는 “20·30세대의 정치지형 확대를 위해 계속 경주하겠다. 이번 주말부터 후보가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준비를 추진하겠다”고 말하며 윤 후보에게 비단주머니 2개를 전달했다.
윤 후보는 이날 당 지도부와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당 중심”을 수 차례 강조했다. 대선 선거운동을 측근 인사들이 아니라 공식조직인 당을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라고 하는 것이 특정 캠프의 선거가 돼 버리면 집권 후에도 그것이 유사독재로 흐를 가능성이 많다”며 “경선은 캠프 중심으로 하더라도 대선은 우리 당이 중심이 되고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한 외연을 더 확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선거라고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당무고, 당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선거는 당이 치러야 하는 것이고 당의 후보로서 당과 함께 가장 중요한 선거를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는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서는 “대통령제가 제대로 자리 잡으려고 하면 그 나라 정치가 의회 중심으로 의회주의가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당선되면 꼭 실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상희 부의장과 만나서는 “대통령제든 어떤 권력구조형태든 간에 국회가 실질적인 국정의 중심이 돼야 그게 선진국이고 정상적인 나라”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의원총회에서도 “의회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검찰 중심의 국정 운영을 할 것이란 우려를 의식해 “의회주의”를 강조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선거운동에서도 국정운영 방식이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무슨 광흥창팀, 금강팀이라는 등 소수 정예 체제의 대통령 선거 운동이 집권 후에 소수 측근 인사에 대한 유사 독재로 흐른다”고 했다. 광흥창팀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금강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보 시절 핵심 참모팀을 지칭한다.
윤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은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인데 대통령이 권력자가 되서는 안 된다”며 “당 밖에 계신 분들에 대한 외연을 더 확장하고 우리의 지지기반과 생각을 넓힐 수 있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이후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정진석 부의장,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도 차례로 예방했다. 오후에는 서울 광화문 이마빌딩에서 경선 캠프 해단식도 가졌다. 한편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2시쯤 윤 후보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메시지와 축하난을 전달하기로 일정을 잡았지만, 윤 후보 측이 예정된 일정을 이유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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