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출격 첫날, 민주당이 또 꺼낸 '친일 딱지' 그러나..

박종진 기자 2021. 11. 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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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야시시(野視視)]

[편집자주] 야(野)의 시각에서 봅니다. 생산적인 비판,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고민하면서 정치권 안팎의 소식을 담겠습니다. 가능한 재미있게 좀더 의미있게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20대 대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뉴스1 DB) 2021.11.5/뉴스1


대통령 선거 본 게임이 시작됐다. 제1야당 주자로 확정된 윤석열 후보는 8일 국립현충원 참배 후 당 최고위원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하고 국회의장단을 예방하면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같은 시각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고 결승 무대에 오른 경쟁자에게 포문을 열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 삶을 내세웠다. 1대1 회동과 정책토론을 깜짝 제안했다. 주말 동안 나온 '미래 vs 과거' 프레임(구도)의 연장선이다. 상대를 과거에 얽매인 복수, 보복의 후보로 몰아붙이고 자신은 미래를 향하는 민생 정책 지도자로 차별화하는 전략이다.

악역은 송영길 대표가 맡았다. 송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윤 후보를 '기득권의 상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첫 마디가 "금수저에 일본 정부 지원받은 교수의 아들로 태어나"였다.

변하지 않는 '친일 딱지 붙이기'
역시 변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편 가르기와 친일 딱지 붙이기다. 특히 친일 프레임이 이런 상징적인 날 또 한 번 등장한 점은 씁쓸하다. 토착 왜구로 상징되는 친일 공격은 집요하고 끈질기다. 낡고 낡았지만 여전히 먹히는 것도 사실이다.

팩트는 중요하지 않다. 일본 정부 지원받은 교수의 아들이란 윤 후보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960년대에 일본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유학했던 이력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유학생이 해당 나라에서 장학금 등을 지원받는 일은 전혀 이상한 게 아니다. 비난의 의도로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일본은 물론 해외 각국에서 지원받아 공부했던 수많은 국민을 모독하는 막말이다.

한번 타깃을 정하면 반복적으로 뒤집어씌운다. 친일 공격의 대표적 희생양으로 꼽히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국회 독도방문단 단장 등을 맡으며 여느 의원보다 열심히 활동했지만 '나베'라는 멸칭을 들어야 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후원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미향 의원을 복당 시키려던 민주당의 공격이 이런 식이다.

윤 후보를 향한 친일 덧칠도 이제 시작일지 모른다. 이미 일찌감치 여권 지지자들은 윤 후보의 유니클로 옷을 문제 삼았고, 여당 의원은 윤 후보가 한일관계에서 실용과 협력을 말하자 '친일연대'라고 쏘아붙였다. 윤 후보의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징계가 정당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이 후보가 굳이 "친일파가 신분 위장해 독립군 행세한다"고 비유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집권여당은 입으로는 미래를 말하면서 상대를 향하는 손가락은 과거를 향한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캠프 앞에서 열린 '가짜 독립유공자 친일행적 최재형 규탄 기자회견'에서 최 후보를 향해 친일 의혹 직접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2021.8.13/뉴스1
'입'은 미래 '손가락'은 과거
송 대표가 이날 다음으로 꺼낸 말이 "문재인 정부 때 특혜받아서 벼락출세한 검찰총장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였다. "5기수 뛰어넘어 불공정 상징으로 벼락출세한 사람이 공정을 말하는 건 납득 안 된다"고도 했다. 사법시험 33회인 윤 후보가 28회였던 문무일 전 총장 뒤를 이어 전격 발탁됐던 것을 문제 삼았다.

이쯤 되면 내로남불을 넘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수준이다. 벼락출세를 누가 시켰나. 문재인 대통령이 특혜를 줘서 불공정한 인사를 했다는 말인데 이 정권은 민주당 정부가 아닌가.

윤 후보 당선 이후 주말에 이 후보 측에서 나온 첫 공격이 '동네 저수지 후보'라는 것도 놀랍지 않다. '28%(민주당 3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 후보의 득표율) 후보' 쪽에서만이 할 수 있는 역발상 공격이다. 부동산 실정과 최악의 저출산 등 손 쓰기 어려운 총체적 난국에서 선거에 임하려면 사실 이 같은 것들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지면 죽는다는 '오징어 대선'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다만 기호 몇 번을 달고 나오든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누가 고개를 빳빳하게 쳐드는지 누가 겸허하게 자세를 낮추는지 다 본다.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겸손은 존귀의 길잡이니라.'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솔로몬 왕의 금언(金言)은 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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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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