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식 10% 팔까요?" 머스크 질문에 57.9% 찬성..주식 팔면 어떻게 될까
[경향신문]
억만장자세 도입 논의 속 설문조사
“세금 내려면 주식 팔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의원 “여론조사 의존 안 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자 57.9%가 매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부유층을 겨냥한 억만장자세 도입이 가시화한 가운데 늘어난 세금 부담을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충당한다는 계산이다.
머스크는 지난 6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미실현 이익이 조세 회피 수단이 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내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는 글과 함께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에 찬성하는지 묻는 설문을 올렸다.
24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설문에 총 351만9252명이 참여했으며 57.9%가 찬성, 42.1%가 반대 의견을 냈다. 머스크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나는 어디에서도 현금으로 월급이나 보너스를 받지 않고 주식만 갖고 있어,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투표가 끝난 후에는 “어느 쪽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했다.
머스크가 주식 매각 의사를 내비친 이유는 집권 민주당이 미국 상원에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억만장자세’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론 와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이 제안한 억만장자세는 과세의 초점을 소득이나 거래가 아닌 자산에 맞췄다는 게 특징이다. 주식, 채권과 같은 자산의 미실현 이익에도 최소 20%의 세율을 적용해 연간 단위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회복지 예산 재원을 마련하는 한편 주식을 팔지 않는 한 양도차익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억만장자들에게서 세금을 거둬들이기 위해 논의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 내 약 700명의 억만장자가 영향권에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경제학자인 게이브리얼 저크먼의 분석에 따르면 머스크는 법 시행 후 첫 5년 동안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으로 약 500억달러(약 59조원)를 내야 한다. 이를 두고 머스크는 “결국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돈을 바닥낸 뒤 당신을 찾아올 것”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내년 8월에 돌아오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경우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하는 것도 머스크가 주식 매각을 고민하는 이유다. 머스크는 내년 8월 13일까지 테슬라 주식 2286만주를 주당 6.24달러에 매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지난 5일 마감가를 기준으로 약 28억달러(약 3조3000억원)의 이익을 얻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30일 기준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약 1억7050만주 상당으로, 5일 마감 기준으로 주식 보유분의 10%를 매각하면 210억달러(약 24조8600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현재 머스크의 순자산은 3380억달러(약 401조원)로 추산된다.
퓨처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게리 블랙은 “머스크의 주식 매각 가능성이 1~2일 동안 적당한 매도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지만, 더 낮게 형성된 가격에 주식을 매수하려는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가 탄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억만장자세를 제안한 와이든 상원의원은 6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세금을 낼지를 트위터 여론조사 결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관련기사]소득 말고 자산에 세금 부과? 미국서 ‘억만장자세’ 도입되나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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