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출고 대란.. 스포티지 9개월, 아이오닉5·K8은 8개월 기다려야

류정 기자 2021. 11. 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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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급망 붕괴로 신차 출고 대란.. 업계 "2023년까지 수급난 지속"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 중국 전력난에서 비롯된 각종 원자재·부품 생산 축소 등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자동차를 주문하면 6개월에서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신차 출고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가 들어간 부품을 구하지 못해 일부 첨단 기능을 없애거나 아예 신차를 공개하는 일정을 늦추기도 한다. 자동차 및 반도체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이 2023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1월 현재 신차 출고 대기기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GV60 1년, 쏘렌토 하이브리드 11개월

8일 자동차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신차 출고 지연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같은 인기 차종은 8개월~1년은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최근 내놓은 전용 전기차 GV60은 사전에 계약을 하지 못했다면 출고까지 1년 이상 걸린다. 지난달 판매 시작 후 일주일간 계약된 1만대도 올해 내 모두 출고되기 힘든 상황이다. 제네시스 SUV GV80은 6개월, GV70은 5개월 이상 대기해야 한다. G80이나 G70 등 제네시스 세단은 비교적 빠른 출고가 가능하지만 그래도 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아이오닉5는 8개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9개월 이상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 캐스퍼도 4개월 기다려야 한다. 기아의 최대 인기 차종인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1개월 이상, 준대형 세단 K8은 8개월 이상 걸린다. 소상공인 수요가 높은 미니밴 카니발(7개월)과 스타리아(4개월), 화물차 봉고3(8개월)와 포터(4개월) 역시 즉시 출고가 힘들다. 한 겟차 관계자는 “판매량이 적은 한국GM·르노삼성·쌍용차는 1~2개월로 상대적으로 대기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수입차 역시 마찬가지다. 자동차 플랫폼 직카에 따르면, 수입차 최대 베스트셀링 모델인 벤츠 E클래스와 BMW 5시리즈는 6개월 정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최근 인기가 높아진 볼보는 최소 6개월~1년이 걸린다. BMW는 5시리즈 일부 차종에서 무선 충전 기능, 디지털 키, 핸즈프리 테일게이트(손 안 대고 트렁크 여는 기능) 등 반도체 부품이 필요한 옵션을 제거하고 판매 중이다.

일부 업체는 신차 판매 일정도 늦추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국내에 골프 완전변경 모델과 티구안 2022년 모델을 당초 연내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내년으로 연기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방 카메라, LCD 패널, 메모리 시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반도체가 안 들어가는 부품을 찾기 힘들 정도”라며 “사태 초기엔 부품 한두 개가 문제였지만 지금은 전반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완성차 업체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가 2분기 대비 7만1000대 감소했다. 2일 오후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 제2공장 완성차 주차장 공간 절반 이상이 텅 비어있다. /조선일보DB

◇반도체 부족 내년까지 지속… 왜 해결 안 되나

자동차업계는 반도체 공급난이 최소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8일 보고서에서 “인피니언·ST마이크로 등 반도체 업체와 포드·GM·다임러·폴크스바겐·보쉬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 상반기에서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관련 업계의 가장 낙관적인 견해는 미국 반도체 업체 AMD의 리사 수 CEO의 전망으로, 그는 지난 9월 “새로운 반도체 공장들이 지어지고 있어 내년 하반기에는 병목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반도체 부족 사태가 1년 이상 계속되는 것은 반도체 수요는 급증하는데 비해 증산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 전환하면서 자동차에는 각종 첨단 전자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올해 1325억개에서 2027년 2083억개로 연평균 8%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IHS마킷). 하지만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는 데는 6조~12조원에 달하는 거액의 자본 투자가 필요해 생산 능력이 급격히 늘지 않고 있다. 조민욱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 계획을 다시 짜고 증설하려면 몇 년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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