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유동규 통화, 이재명에 보고 안해"..보고자 따로 있나

압수수색 직전 유동규 통화한 '제3의 복심' 오리무중
핫라인 구축했다더니 여전히 검-경 수사 공조 흔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김주환 기자 =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 대장동 개발 의혹으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검찰 압수수색 직전 통화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통화 내용을 따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8일 밝혔다.

정 부실장은 검찰이 유 전 본부장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던 9월 29일 오전 그가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을 어떻게 이 후보가 알게 됐는지 묻는 연합뉴스 취재에 "그건 후보님께 물어보셔야 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앞서 이 후보는 두 사람 간 통화 사실이 공개되자 "나중에 들었다"며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 부실장이 보고 사실을 부인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에게 두 사람 간 통화 사실을 알린 인물이 누군지를 놓고도 의혹이 확산할 전망이다.

정 부실장 외에 유 전 본부장과 압수수색 직전 통화했다는 제3의 '복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터라 이 인물이 이 후보에게 보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지난 4일 정 부실장 외에 또 다른 이 후보의 '복심'이 압수수색 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했다고 주장했다.

유 전 본부장은 검찰 수사관들이 방문하자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 폐기를 시도한 바 있다. 이는 이 후보 측이 유 전 본부장에게 압수수색 전 입막음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복심'의 정체를 놓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여러 추측이 오갔다.

맨 처음 거론된 인물들은 경기도청에서 근무하고 현재 이 후보 캠프에 몸을 담은 김남준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김현지 전 경기도 비서관 등이었다.

이들은 모두 연락 사실을 부인했다.

김용 전 대변인은 통화한 인물이 아니라고 원 전 지사 측에서 밝혔고, 김현지 전 비서관은 "유 전 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내서 알긴 아는데, 이후 그가 전화번호를 바꿔서 연락할 방법도 이유도 없다"고 전했다.

김남준 대변인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연락한 적 없다. 캠프 안에는 없는 듯한데 원 전 지사 측에서 시원하게 먼저 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인물이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성남시의회 이기인(국민의힘) 의원은 6일 소셜미디어에 "유동규 체포 전 정진상 이외에도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와 통화했다는 제보가 여럿 있다. 아마 맞을 것"이라며 김혜경 씨가 유 전 본부장 내외와 가까운 사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 캠프 측 관계자는 "김혜경 씨는 유동규의 연락처도 알지 못하고, 그 부인도 당연히 모른다"며 전면 부인했다. 원 전 지사 측도 해당 인물이 김혜경 씨는 아니라고 전해왔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원 전 지사가 입을 열고 있지 않은 가운데 '복심'의 정체는 유 전 본부장이 던진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휴대전화는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이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아직 통화 내역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이 일부러 통화기록 수사를 뭉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서울중앙지검은 "휴대전화 분석 결과는 검찰에 아직 통보되지 않았고, 언론 보도 이전에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정 전 실장 간의) 어떤 형태의 통화 사실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검찰과 경찰에 대장동 수사에 적극 협력하라고 지시하고, 김오수 검찰총장이 경찰과 수사 '핫라인'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뒤에도 원활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검찰은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끝내면 이를 넘겨받아 분석하고, 이후 유 전 본부장의 통화 상대방을 특정해 대화 내용을 추궁할 계획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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