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코로나19 알약 89% 효과..'렘데시비르'도 경구용 전환 임상서 효능 확인

조승한 기자 2021. 11. 8. 12: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27일(현지시간)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PF-07321332의 임상 2/3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중구에 있는 한국화이자제약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머크앤드컴퍼니(MSD)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경구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처음으로 사용승인을 받으며 주목받은 이후 새로운 경구치료제들도 의미있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중간 임상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꾸준히 치료제로 활용된 '렘데시비르'는 기존의 정맥 주사가 아닌 경구치료제 방식의 동물 실험 결과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화이자는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경구치료제 ‘팍스로비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의 임상 2/3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3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중 1219명의 데이터를 우선 분석한 결과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가 세포 내에서 증식할 때 필요한 핵심 효소인 프로테아제의 활성을 차단하도록 설계됐다.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 속 유전물질에 관여하는 효소와 세포소기관을 이용해 증식한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복제하는 SARS-CoV-2-3CL 프로테아제를 차단한다.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세알씩 투여해 닷새간 30알을 복용한다.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자를 치료하는 약물인 리토나비르 저용량과 함께 복용한다. 리토나비르는 팍스로비드가 신체에서 오랜 기간 고농도를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

중간 임상 결과 코로나19 증상 발병 3일 내로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환자 389명 중 0.8%인 3명만 28일 이상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반면 위약을 투여받은 환자 385명 중 7%인 25명이 입원했고 7명은 사망했다. 또 5일 내로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환자 607명 중 6명이 28일 이상 입원했고 사망자는 없었다. 5일 내로 위약을 투여받은 경우는 612명 중 41명이 입원했고 10명이 사망했다.

화이자는 중간 결과에서 큰 효과를 본 만큼 연구 모니터링 위원회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협의를 통해 임상 추가 등록을 중단하기로 했다. 화이자 측은 미국 추수감사절인 25일 전 긴급사용승인(EUA)을 받기 위해 FDA에 데이터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회장은 “임상을 진행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코로나19 감염의 심각성을 줄이며 입원 10건 중 9건을 없앨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보인 효능은 데이터만 놓고 보면 4일 영국에서 조건부 승인을 받은 MSD의 코로나19 경구치료제 몰누피라비르보다도 뛰어나다. 바이러스의 리보핵산(RNA)에 끼어들어 돌연변이를 일으켜 증식을 막는 리보뉴클레이티드 유사체인 몰누피라비르는 임상시험 결과 입원과 사망 확률을 50%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도 경구치료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조지아대 제공

현재 유일하게 FDA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도 정맥주사 방식에서 경구치료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렘데시비르의 제조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미국 조지아대 중개항바이러스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경구치료제 형태로 변형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감염 동물 모델 중 하나인 페럿에 시험해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원래 렘데시비르는 몰루피라비르와 비슷한 리보뉴클레이티드 유사체 방식이지만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대신 바이러스의 복제만 중단시키는 방식이다. 정맥 주사 방식의 약제다 보니 이미 증상이 심해진 코로나19 입원 환자에게만 쓸 수 있는 점이 큰 단점으로 꼽혔다.

올해 9월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환자가 증상이 발생한 지 5일 내로 투약한 결과 입원과 사망 위험을 81%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3상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경증 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빠르게 복용시킬수록 효과가 높다는 것이 임상을 통해 확인된 것이다.

이같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코로나19 초기 환자를 위한 경구형 치료제 형태로 렘데시비르를 바꾸는 연구를 수행했다. 렘데시비르는 체내에 들어가면 ‘GS-441524’라는 RNA와 유사한 약물로 바뀌는데 이번에 개발한 경구용 렘데시비르는 기존 렘데시비르와 화학 구조는 다르지만 몸 속에 들어가면 똑같이 GS-441524로 바뀌게 된다.

리처드 플렘퍼 조지아대 중개항바이러스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검사 양성을 받은 외래 환자에게 바로 투여할 수 있다”며 “약을 먹으면 렘데시비르 정맥주사와 동일한 생리활성물질로 빠르게 변환하는 만큼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려면 입원해야 한다는 제약 없이도 FDA 승인을 받은 렘데시비르의 장점을 모두 제공한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