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분양가 마음대로 못 깎는다..분양가상한제 기준 구체화

김희진 기자 2021. 11. 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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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서울 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서울 시내에 시민들의 각종 주거 형태가 보이고 있다. / 이준헌 기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산정할 때 지자체마다 제각각이었던 심사 기준과 인정 항목 등이 구체화된다. 지자체는 기본형 건축비를 임의로 조정할 수 없으며, 가산비도 권장 조정률에 따라 조정하게 된다. 민간 사업자가 사전청약을 하는 경우 추정분양가 산정을 위한 기준과 절차도 마련됐다.

8일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과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을 마련해 전국 지자체 및 민간업계에 배포했다고 밝혔다. 지자체별로 분양가상한제 기준이 달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건설업계 등 요구에 따라 국토부는 최근 3년간 지자체 분양가상한제 심사자료를 분석해 마련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심사 매뉴얼은 세부 항목별로 심사 기준을 제시했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이던 분양가 인정항목과 심사 방식을 구체화해 민간 사업자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공급확대를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금액은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에 택지비·공사비에 대한 각각의 가산비를 더해 결정된다. 그러나 지자체마다 분양가로 인정하는 가산비 항목과 심사 방식이 달라 지자체와 사업 주체 간 분쟁이 이어지고, 이에 따라 분양이 지연되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우선 택지비 항목에서 공공택지는 불합리한 심사방식을 개선하고, 민간택지는 택지비 적정성 평가 시 심사기준을 구체화했다. 공공택지는 상가·임대 면적을 제외하고 공동주택 면적만 반영토록 하고, 계약서상 공급가격 및 납부일정을 기준으로 택지비와 기간이자를 산정하도록 했다. 민간택지의 경우 개별입지 특성을 고려해 용도지역, 단지규모, 접근성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또 조합사업비 중 택지 조성에 소요되는 비용이 택지비로 적정하게 반영되도록 택지·건물·공통 귀속분 분류기준을 마련했다. 택지비 산정을 위해 조합사업비 구성 항목을 분류해야 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기본형 건축비는 앞으로 지자체 별도 고시없이 임의로 조정할 수 없게 된다. 기본형 건축비는 국토부 정기고시로 통일된 기준을 제시해왔으나 그동안 일부 지자체에서 임의로 조정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지자체마다 조정기준이 상이한 가산비는 심사 항목을 구체화하고 권장 조정기준을 제시했다. 주요 항목은 인정·불인정·조정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조정 항목은 공종별 권장 조정률을 제시해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 다만 지역 및 사업지별 여건에 따라 심의를 통해 10%포인트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중복계상, 임의삭감 등 심사 오류사례에 대한 유의사항을 명확히 하고 판단기준이 불확실한 항목의 기준을 구체화했다.

추정분양가 검증 매뉴얼. 국토부 제공


국토부는 공공택지에 이어 민간택지에서도 사전청약을 확대하기로 한 데 따라 ‘추정 분양가 검증 매뉴얼’도 마련했다. 사업자가 설계 진행 후 분양가상한제 매뉴얼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하되, 사전청약 시점에서 산정하기 어려운 항목은 별도로 추정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택지이자, 분담금, 공동주택 성능등급 등 6개 항목은 추정 분양가를 적용하게 된다. 민간사업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추정분양가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국토부는 민간 업체의 사전청약 참여의향서 제출이 예상을 웃돌아 민간 사정청약 예정 물량이 당초 계획인 10만1000가구보다 늘어난 10만7000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3월까지 이미 매각한 택지에서 1만8000가구, 2024년 상반기까지 신규택지에서 7만5000가구, 2·4대책 물량으로 1만4000가구 등이 사전청약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이달 중 민간 사전청약 세부 계획을 확정할 방침이다.

김수상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분양가상한제 심사 기준이 구체화되면서 심사 과정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높아져 민간의 주택공급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민간 사전청약이 본격화하면 공공분양 물량까지 합쳐 총 16만9000가구가 사전청약으로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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