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너무나 빛났던 김승기 KGC 감독의 지략, 역시 떡도 먹어본 놈이 먹었다

정병민 2021. 11. 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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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기 감독의 지략이 빛난 한판이였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79-77로 승리했다. 이날의 승리로 KGC는 6승 5패를 기록해 단독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KGC가 이날 상대한 SK는 이번 시즌 안방불패의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었다. 전 포지션에 걸쳐 밸런스가 완벽했고, 공수에서 조금의 약점을 노출하지 않았다.

반대로 KGC는 주말 백투백 경기였다.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평균 35분 이상을 소화해 가뜩이나 높은 주전 의존도에 체력적인 문제가 가중됐다.

김승기 감독도 이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김승기 감독은 계속된 고민 끝에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변칙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벤치 멤버들이 1쿼터 동안 최대한 버티면 체력을 아낀 주전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승부를 본다는 판단이었다.

모처럼 기회를 부여받은 KGC의 벤치 멤버들은 김승기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이우정(184cm, G)과 한승희(196cm, F)가 선전한 KGC는 1쿼터 SK의 화력전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심지어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외곽포에서도 힘을 보탰다. 이후 KGC의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코트로 들어섰다.

스타팅 라인업 일원이였던 오마리 스펠맨은 1쿼터부터 예열을 마쳤다. 이후, 경기 종료까지 내 외곽을 가리지 않고 SK의 골 망을 폭격했다. 36분 27초,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시간을 코트 위에 머물렀다. 총 26점, 14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겼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은 스펠맨에게 최준용(200cm, F)의 1대1 수비를 붙인다고 선포했다. 스펠맨이 비교적 침묵했던 서울 삼성전과 수원 KT 전에서 얻은 수비 대처 방안이었다. 그 당시 스펠맨은 기동성과 높이를 겸비한 국내 빅맨진에 크게 고전했다.  

 


경기 전 김승기 감독은 전희철 감독의 수비에 “최준용을 스펠맨에 붙이면 패착이 될 텐데”라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승기 감독과 스펠맨은 너무나 영리했고, 그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그들에게 두 번의 실패는 존재하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이 그려놓은 큰 틀 안에서 모든 플레이가 돌아갔다. 스펠맨은 최준용이 1대1로 다가오자 경기 시작부터 SK의 인사이드를 파쇄했다. 유연한 움직임을 기반으로 SK의 골밑에 침투, 쉽게 득점을 성공했다.

SK의 장신 라인업을 상대로 리바운드도 확실하게 잡아냈다. 스펠맨은 리바운드 후, 최대한 속공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도 많이 했다. 특히, 볼 데드 상황이 되면 자밀 워니(199cm, C)에 대해 잘 아는 대릴 먼로(197cm, C)와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경기에 대처했다.

계속되는 인사이드 실점에 전희철 감독은 새로운 대처 방안도 보였다. 워니의 헬프디펜스와 다양한 선수를 기용한 로테이션 수비였다. 그럴 때마다 스펠맨은 외곽에서 장거리포를 가동했다. 특히 승부처에선 3개의 3점슛을 포함 10점을 기록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스펠맨은 이날 12개의 자유투 중 7개를 놓쳤다. 5개의 턴오버를 하기도 했다. 옥에 티였다. 김승기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이 아쉬워했다. 더욱 빠르게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었음에도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승패에 상관없이 안양 KGC와 창원 LG가 제일 무섭다고 밝힌 전희철 SK 감독. 결국 이날도 KGC 선수들의 자신감 넘치는 공격을 제어하는데 실패했다. 경기 전, 전희철 감독이 말한 "KGC가 너무 무섭다"라는 발언은 현실로 다가오고야 말았다.


김승기 감독의 준비된 작전에 멈추지 않을 것 같던 SK의 안방 연승 행진이 멈춰 섰다. 역시 떡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우승 경험을 가진 김승기 감독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안양 KGC는 다가오는 9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를 통해 3연승에 도전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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