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뒤집을 묘수?.. 유통업계, '위드 코로나' 기대·우려 교차

문수정 입력 2021. 11. 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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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1단계 시행 첫날인 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유통업계에 기대감이 감돈다. 패션, 여행, 외식, 오프라인 쇼핑 등에서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 다만 위드 코로나가 예견된 상황이었던 터라 극적인 변화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상황에서 유통업계의 3분기 실적은 신통찮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마트·슈퍼·편의점 등의 3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실적이 향상된 곳은 폭이 높지 않고, 지난해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곳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난해만큼 곤두박질치는 상황이 아니었는데도 실적 개선이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 실적 우상향은 계속된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6560억원을 기록했지만, 희망퇴직 비용이 반영되면서 210억원 영업적자를 보였다. 희망퇴직 대상자 2000여명 가운데 25% 정도인 5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부문 매출 4954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으로 각각 15.1%, 4%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실적이 다소 주춤한 베경에는 7~8월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지난 7월 무역센터점에서 확진자 발생에 따른 영업 중단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더현대 서울 등 신규점 중심으로 매출 회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신세계백화점은 광주신세계 인수 등으로 호실적이 기대된다. 명품, 패선을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 업계는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면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본다.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소비자 욕구가 증가한 데다, 추운 날씨가 실적 호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전망한다. 위드 코로나로 외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좋은 신호다.

패션업계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시기를 보냈으나,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세를 타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의 3분기 매출은 2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41% 증가했다.

캐주얼 브랜드 MLB, MLB 키즈,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등을 전개하는 패션기업 F&F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3289억원, 영업이익은 659%나 오른 957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가구나 가전제품 등에 대한 수요는 다소 주춤한 반면 패션 수요는 확연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만 추운 날씨가 패션 부문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외출을 덜 하게 된다는 양면성도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위드 코로나’ 기대와 ‘혹한’ 우려 교차


편의점 업계는 위드 코로나 시행을 환영하면서도 날씨 변수가 있다고 분석한다. 날씨가 너무 추워져 외출인구가 줄어들면 실적 개선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편의점 매출은 유동인구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했던 3분기 편의점 실적도 개선 폭이 높지 않았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편의점 매출이 1조9252억원으로 2.5% 늘었고, 영업이익은 743억원으로 6.7% 감소했다. GS리테일은 광고 판촉비 등을 늘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GS리테일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3분기 매출은 1조8365억원, 영업이익은 6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씩 증가했다. 국민지원금 지급과 대용량 상품의 모바일 판매 등의 운영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쇼핑 거래는 사상 최대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48조2261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음식 서비스(50.1%), 가전·전자·통신기기(28.7%), 음·식료품(22.4%) 등에서 증가폭이 눈에 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됐던 시기라 외식 대신 배달이나 집밥 수요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에도 온라인 쇼핑 규모가 눈에 띄게 줄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에 주요 이커머스 기업마다 대규모 할인 행사를 펼치고 있는 데다, 12월은 연중 온라인 쇼핑 거래 규모가 가장 큰 시기이기도 하다.

유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유통 환경이 대대적으로 바뀐다거나 위드 코로나 특수가 새삼스럽게 등장한다기보다 ‘정상화’ 과정을 겪게 되지 않을까 싶다”며 “조급해하기보다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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