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에 전기차 공략 깃발 꽂는 현대자동차

김창성 기자 2021. 11. 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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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일본차 텃밭 갈아엎는다①] 인니·베트남에 전초기치 구축.. 협력 강화 집중

[편집자주]세계 자동차시장의 변방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우뚝 선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전기·수소)차를 앞세워 선구자로서의 도약을 노린다. 세계 친환경차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현대차그룹은 현지 정부들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한국보다 반세기나 앞서 현지 시장을 공략해 텃밭을 일군 일본을 몰아내기 위한 전략 수립에도 한창이다. 인도네시아에는 공장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고 베트남에선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 판매량 1위에 오르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미래차 생산 시스템도 검증한다. 세계 자동차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 현대차그룹의 거침없는 행보는 성공할 수 있을까.

현대차가 세계 1위 도약을 꿈꾸며 아세안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공장 투자협약 체결 당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기념 사인을 하던 모습. /사진=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1) 아세안에 전기차 공략 깃발 꽂는 현대차
(2) ‘中·日’도 눈독 들이는 아세안 미래차시장, ‘수소 한류’로 판 키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친환경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을 텃밭으로 일구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선택한 전략은 일본이 장악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아세안)를 전초기지로 삼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값싼 현지 인력과 풍부한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인 ‘니켈’을 공급받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선 현대차가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블루오션… 선점 효과 노려라


아세안 시장 중에서도 성장 잠재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인도네시아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텃밭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는 1950년대 GM의 쉐보레가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를 처음 실시했고 1960년대엔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현지로 진출하며 시장을 잠식해 갔다.

일본의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 토요타의 경우 1970년부터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조립생산을 위한 직접투자를 강화하며 현지 생산기반을 견고히 다졌다. 현지 투자 7년 만인 1977년에는 시그니처 브랜드 ‘끼장’(Kijang)을 출시하며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을 장악했다.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의 공략 거점이 된 배경은 현지 자동차 산업과 관련 부품 제조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현지 정부는 경제 발전과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그동안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자국 내 직접 투자를 적극 권고했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 영향력을 키워왔다.

50여년 전부터 토요타가 텃밭으로 일군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위한 격전지로 부상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니켈 등 풍부한 광물자원이 매장된데다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을 선점할 경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현지 전기차 충전소는 93개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1년까지 3만1866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립한다는 목표다.

관련 인프라가 취약한 만큼 해당 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결국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글로벌 자동차제조업체 입장에선 세계 4위의 인구 수(약 2억7700만명)의 인도네시아가 매력적인 판매시장이자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공략 차원에서의 확실한 투자처가 아닐 수 없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아세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인도네시아 전기차 행사에서 정 회장이 연설을 하던 모습. /사진=현대차


“일자리 줄게 니켈 다오”… 인도네시아에 손 내민 정의선


전기차를 앞세워 세계 자동차시장 접수에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최근 글로벌 공략 전초기지로 인도네시아를 택했다. 정 회장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되는 시점에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택한 이유는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인 니켈 등 풍부한 광물자원이 매장됐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의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망간·코발트 등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원료물질도 생산한다.

인도네시아는 이 같은 풍부한 광물자원 인프라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산업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현지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의 미래 전략에 손을 내밀며 힘을 보태는 동시에 현대차의 미래 구상을 함께 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10월 말 현지 정부 주최로 열린 ‘인도네시아의 미래 EV 생태계’ 포럼에 참석,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만나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현대차보다 50여년 앞서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을 석권한 토요타의 경우 2022년에야 하이브리드 형태의 모델을 통해 현지 전기차 시장에 처음 진출키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현재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에 아세안 첫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전기차 생산을 위한 세부사항은 현지 정부와 조율 단계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50%씩 투자한 합작법인은 브카시 공장과 멀지 않은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셀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 친환경차 선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아·태지역 전기차 시장으로 공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빠른 속도로 커질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의 선점과 현지에서의 현대차 브랜드 가치를 높여 세계시장 공략의 주춧돌로 삼겠다는 게 정 회장의 전략이다.


점유율 1위 베트남, 친환경차로 기세 잇는다


현지에서 판매율 1위를 기록한 베트남도 현대차의 주요 전략 국가다. 현대차는 베트남의 대표 자동차 생산업체인 탄콩 그룹과 2019년 1월 합작회사를 설립, 현지에서 자동차를 조립·생산하며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베트남자동차제조업협회와 현대차 베트남 법인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같은 해 총 7만9568대를 판매, 토요타(7만9328대)를 근소하게 앞지르며 판매 1위에 올랐다. 합작법인은 2020년에도 토요타보다 2142대 더 많은 7만2834대를 팔아 점유율(21.7%)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선 9월까지 박빙이다. 합작법인의 판매 대수는 3만7846대로 토요타(3만7905대)와 59대의 차이를 보이며 2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는 이 기세를 전기차 시장까지 이을 방침이다. 베트남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아세안에서 네 번째로 자동차시장 규모가 크다. 현지 자동차 시장 생산 규모는 2017년 22만6000여대에서 2020년 33만4000여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 역시 전기·수소 등의 친환경차 분야는 인프라 구축과 정부 정책 준비 등이 초기 단계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평이다. 산유국인 베트남은 휘발윳값도 ℓ당 약 0.8달러(약 900원) 수준으로 저렴해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필요성이 높지 않다.

이지형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현지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기여하고 시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륜차·삼륜차, 험지주행용 차량 등 현지 여건에 맞는 신규 모델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위한 관련 연구개발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대란 원흉 아세안… 전기차 생산 문제 없을까


자동차용 반도체 대란의 원흉으로 지목된 아세안시장을 세계 전기차시장 공략 기지로 삼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전문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아세안 국가들의 반도체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세계 자동차시장도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이 때문에 아세안을 다시 전기차 생산의 전초기지로 삼는 것에 위험 부담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반도체 생산 차질과 전기차 생산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수급 차질은 코로나19 여파로 생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였다”며 “1만8000여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기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의 한계이지 아세안 자체에서 기인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은 아직 전기차에 대한 인프라와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당장은 현지 공장도 내연기관차에 집중하다가 순차적으로 공정라인을 변경해 가는 게 필요하다”며 “현지 정부의 계획과 상황에 맞게 숨고르기를 해야 할 속도전이 필요한 만큼 설득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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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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