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덩 반열에 시진핑 올릴 '역사 결의' 뭘까
[경향신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역사적 위상을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맞먹는 3대 지도자로 끌어올릴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가 8일 베이징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한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번 회의는 내년 가을 20차 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기 위한 토대를 닦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6중전회의 안건은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결의’를 심의하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 역사 결의를 내는 것은 100년 역사를 통틀어 이번이 세 번째다.
홍콩명보는 “새 결의에는 시 주석의 업적을 공고히 하고, 내년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3연임할 수 있는 길을 닦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2년 18차 당 대회에서 집권한 후 2017년 19차 당 대회에서 연임했으며, 2018년 헌법 개정으로 ‘국가주석직 3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했고, 2022년 20차 당 대회에서 3연임 공식 승인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당 중앙위는 공산당 100년 발달사를 3단계로 분류하는 논법을 마련하고 시 주석을 ‘중국 공산당 3대 지도자’의 반열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1단계 마오쩌둥 시대에서 외세에 시달리던 중국이 일어섰고, 2단계 덩샤오핑 시대에서 개혁·개방으로 중국이 부유해졌다면, 3단계 시 주석 시대는 중국을 강하게 만들 것이란 점을 부각한다는 것이다.
새 노선으로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신화통신은 덩샤오핑 시대의 지난 30여년에 걸친 개혁·개방으로 중국의 국력이 커졌지만 빈부 격차, 경기하방 압력, 생태파괴 같은 문제도 생겼다면서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개혁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개혁·개방의 최대 부작용인 빈부 격차 문제의 해결책으로 시 주석이 제시한 ‘공동부유’(共同富裕) 정책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이번 역사 결의에 담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지금까지 두 번의 역사 결의를 통과시켰으며 그때마다 과거와 단절하고 새 시대를 여는 정치사적 전환이 이뤄졌다. 첫 번째는 ‘마오쩌둥 사상’을 당의 유일한 지도 사상으로 확립했던 1945년 결의다. 두 번째는 덩샤오핑의 자본주의적 개혁·개방 노선을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이론으로 확립한 1981년 결의다. 특히 두 번째 결의에서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최대 실정인 문화대혁명에 대해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왔다”고 적시해 차별화했다.
세 번째 역사 결의에서도 과거 청산 의미가 얼마나 담길지도 관심사다. 다만 지금은 중국 공산당 내 파벌 투쟁이 이미 끝났고 시 주석이 1인체제를 강력히 구축한 만큼 100년 공산당사 전체를 긍정하는 ‘승전계후(承前啓後 과거를 이어받아 미래를 연다)’식의 결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는 5년에 한 번 열리는 당 최고의결기구인 당 대회 사이에 관례적으로 7차례 전체회의를 열어왔다. 그중 6번째 전체회의인 6중전회는 주로 사상적인 내용을 다루면서 차기 당 대회의 이론적 틀을 닦는 의미가 있다. 전체회의에는 당 지도부, 부처 장관, 각 성 수뇌부, 고위 장성, 국영기업 경영진 등 400여명이 모인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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