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축했지 탄소를..감탄했지 내 모습

이성희 기자 2021. 11. 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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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다회용기·장바구니 등 인증
‘서울은 감탄해’ 캠페인
2050 탄소중립 도시 달성 위해

‘서울시 감탄해-탄소를 줄여요’ 캠페인 참여자들이 #서울은감탄해 #탄소를 줄여요 #1일1감탄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들. 인스타그램 캡처

주부 A씨는 최근 동네가게에서 주문한 치킨을 받기 위해 그릇 여러 개를 챙겨갔다. 순살치킨과 치킨무, 소스 등을 담아오기 위해서다. A씨는 전화로 주문하며 미리 ‘그릇을 가져가겠다’고 치킨집에도 일러뒀다. 음식을 가져간 그릇에 담아야 하니 ‘흔한’ 배달을 요청할 수 없었다. 직접 가게까지 갔다. A씨는 “용기를 가져가는 데는 용기가 필요했지만, 먹고 난 뒤 설거지만 하면 돼 오히려 뒷정리가 수월했다”며 “용기를 챙겨왔다고 치즈볼을 서비스로 받아 기분도 좋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B씨는 얼마 전부터 출근할 때 가제수건 1~2개씩을 챙긴다. 가제수건은 손을 닦고 물기를 털 때뿐 아니라 커피컵이 뜨거울 때도 요긴하기 때문이다. B씨는 “페이퍼타월이나 물티슈 대신 가제수건을 쓸 때마다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C씨는 외출할 때마다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꼭 챙긴다. 종이상자를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을 때는 접착된 비닐테이프를 모두 제거하며, 플라스틱은 라벨을 제거한 뒤 속을 깨끗이 헹궈 분리배출한다. C씨는 “친환경 일상에 다가가기 위해 습관을 하나씩 바꾸고 있다”고 했다.

A·B·C씨는 이 같은 경험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해시태그에는 #탄소를줄여요 #서울은감탄해 #1일1감탄 등을 달았다. 서울시가 최근 진행 중인 ‘서울은 감탄해-탄소를 줄여요’ 온라인 캠페인에 참여한 것이다.

서울시는 오는 30일까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천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캠페인 ‘서울은 감탄해-탄소를 줄여요’를 진행한다. ‘감탄’은 ‘탄소를 감량한다’는 의미와 ‘탄소를 감량하는 우리의 모습에 감탄한다’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간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해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세계 70여개국에 이어 한국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서울시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05년 대비 40%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도시’ 달성을 위한 기후행동계획을 세웠다. 건물·수송·상쇄·에너지·자원순환 등 5대 분야별로 추진 중인 이 온실가스 감축계획은 지난 6월 세계 대도시들의 기후변화 대응 협의체인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의 승인을 받았다.

C40 승인을 받은 것은 중국과 일본의 대도시들을 포함해 동아시아에선 처음이다. 그러나 탄소중립은 시민들의 적극 참여 없이는 달성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번 캠페인은 이 같은 취지에서 마련됐다.

캠페인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다회용컵·장바구니 사용이나 무포장 상품 구매, 대중교통 이용, 음식 남기지 않기, 사용하지 않은 플러그 뽑기 등과 같은 제로웨이스트(쓰레기 배출량 줄이기) 실천활동을 인증사진과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면 된다. 서울시는 모든 참여자의 이름으로 ‘탄소중립 교실숲’을 기부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교실숲은 서울시내 초등학교에 조성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공기정화식물 10그루를 각 교실에 기증하는 방식이다. 교실숲 조성으로 학교당(34학급 기준) 연간 이산화탄소 150㎏과 미세먼지 338g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교실숲 조성 학교에는 현판이 붙는데, 현판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참여시민을 확인할 수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promotion.daum-kg.net/seoulgamtan)에서도 ‘실천행동 약속하기’ 등과 같은 별도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유연식 기후환경본부장은 7일 “탄소중립은 지금 당장 개인·단체·기업 모두가 동참하고 실천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라며 “작은 실천이 모여 지구를 살리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이번 캠페인을 통해 탄소중립 시민실천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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