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D램·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연간 메모리반도체 시장 예상 규모. <트렌드포스 제공>

내년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공급 과잉으로 가격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제품의 보급 확대와 계절적 성수기 도래로 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7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D램 시장의 전체 규모는 915억4400만 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연간 예상 매출치(912억7000만 달러)와 비교해 0.3% 증가하는 수준이다.

이는 내년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성장률)은 18.6% 상승할 전망인 반면, 수요 증가세는 17.1%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잉공급 상태로 전환해 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D램의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15% 가량 추락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상승세를 지속해오던 D램 가격은 지난달부터 하락 반전한 상황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평균 가격은 3.71달러로 전월 대비 9.5% 떨어졌다. D램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이와 같은 가격 하락은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따른 전자·IT기기 수요 감소와 부품 수급 이슈에 따른 생산 차질 때문에 D램 재고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글로벌 PC 제조사들은 평균 10주 이상, 최대 14주 이상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수요가 제한돼 있는 상황이라는 게 트렌드포스 측 설명이다. 트렌드포스는 "대부분의 D램 고객사 재고 수준이 높고, 공급과 비교하면 수요는 적게 증가해 공급 과잉 상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메모리반도체 주요 제품인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도 내년 비트 단위 출하량은 31.8% 상승하는 반면 수요 상승폭은 30.8%로 공급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트렌드포스는 낸드플래시도 내년 평균판매가격이 올해보다 18%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낸드플래시는 D램과 비교해 시장의 경쟁이 더 치열한 품목이기 때문에 내년 가격 하락 역시 D램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는 게 트렌드포스의 설명이다. 다만 시장 규모는 올해보다 7.4% 증가해 741억9000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단기적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고 당분간 시황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와 같은 공급과잉 상황이 장기화되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차세대 D램 제품인 DDR5 보급률의 확산과 계절적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년 하반기부터는 평균판매가격의 하락폭이 줄어들거나 다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혜인기자 h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