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내과 아니고 '김냇과'..상업 갤러리로 광주 미술시장 북돋워

김용희 2021. 11. 7.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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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문한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복합문화공간 '김냇과 3관'에서는 방문객이 막 구입한 한희원 작가 그림을 포장하고 있었다.

허달용 작가가 수묵으로 그린 엽서 크기 고양이 그림을 30만원에 판매하는 등 작품은 다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조승기(51) 김냇과 전시기획자는 "1관이 작품 전시공간이라면, 2관은 제작 공간, 3관은 본격적인 판매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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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0년 병원 자리에 1관 문 연 뒤 이달 초 3관 개관
건설업 박헌택 후원회장 "판매 도와 작업의지 북돋울 것"
2017년 광주 동구 대인동 옛 병원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연 문화공간 ‘김냇과’ 전경. 김냇과 제공

지난 3일 방문한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복합문화공간 ‘김냇과 3관’에서는 방문객이 막 구입한 한희원 작가 그림을 포장하고 있었다. 이 방문객은 그림이 만족스러운 듯 품에 안고 출구를 빠져나갔다. 그림이 팔려 생긴 빈자리는 금세 다른 그림이 내걸렸다.

이달 1일 문을 연 김냇과 3관은 스크린골프연습장 안에 자리 잡은 특이한 구조였다. 1600㎡(485평) 크기로 벽을 따라 골프연습 타석 31개가 있고 작가 50여명의 그림 100여점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한쪽에서는 개관 기념으로 허달용·신호윤·박성배 작가가 참여한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허달용 작가가 수묵으로 그린 엽서 크기 고양이 그림을 30만원에 판매하는 등 작품은 다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같은 시각, 광주 동구 대인동에 있는 ‘김냇과 1관’ 지하에서는 심은석(45) 작가가 4∼25일 개인전을 열기 위해 한창 조각작품 설치에 몰두하고 있었다.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에 참여하고 있는 심 작가는 ‘감정의 전이’를 주제로, 삼각뿔 등 다양한 도형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환상을 보여줄 예정이다.

1일 광주광역시 서구 치평동 실내골프연습장에 들어선 ‘김냇과 3관’을 방문한 시민이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김냇과 제공

광주 서구 양동에 있는 ‘김냇과 2관’ 유리벽 안쪽으로는 갖가지 작업도구가 보였다.

조승기(51) 김냇과 전시기획자는 “1관이 작품 전시공간이라면, 2관은 제작 공간, 3관은 본격적인 판매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 달리 상업갤러리가 손에 꼽을 정도인 광주에서 김냇과는 작가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박헌택(58) 후원회장 후원으로 2017년 6월 1관(지하 1층∼4층)을 개관한 ‘김냇과’는 독특한 이름으로 명성을 얻었다. 이 건물에 자리했던 김내과에서 이름을 땄다. 1965년 개업해 1996년 문을 닫을 때까지 광주시민의 병을 치료하고 돌봐주던 김내과처럼 예술로 사람들 마음을 돌보자는 뜻을 담았다. 일반 병원과 구분하려고 이름에 사이시옷(ㅅ)을 넣었다. 조 기획자는 “옛 김내과를 기억하는 어르신들이 다시 병원 문을 열었다고 생각해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에 있는 예술작업공간 김냇과 2관 겉모습. 김용희 기자
박헌택 후원회장. 김냇과 제공
왼쪽은 4일부터 25일까지 심은석 작가 개인전이 열리는 김냇과 1관 지하 1층 모습. 오른쪽은 지난달 같은 장소에서 열린 박형오 작가 전시모습. 김용희 기자

지하 1층과 지상 2층은 정기적으로 지역작가를 초청해 무료 전시회를 열고 있다. 작가 지원비는 1층 카페와 3∼4층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 충당하고 있다.

1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자 2019년 2관을 마련했다. 작품 판매 목적으로 지난해 부산 해운대 영무파라드호텔에 문을 연 ‘더 코르소 앤 김냇과’에 이어 올해 3관까지 열었다. 3관은 경제 형편이 다소 여유로운 골프 연습객에게 작품을 노출해 구매로 이어지게 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3관은 개관 3일 만에 허달용 작가의 고양이 그림 10점, 박성배 작가의 곰 조각 3점이 주인을 찾는 등 판매 성과가 나오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전남 나주 혁신도시에 김냇과 4관이 문을 열 예정이다. 100호 이상 대작이나 대형 조각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박 후원회장은 “광주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며 시민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을 다시 돌려주자는 생각으로 김냇과를 만들었다. 금전적 지원보다는 작품판매를 도와 작가들의 작업 의지를 북돋고 광주 미술 시장을 되살려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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