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 대출금리 시대에..내 예금금리는 제자리

김혜순,명지예 2021. 11. 7. 17: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8월 기준금리 인상한 후
당국 가계대출 조이기 겹치자
시중은행, 우대금리 등 폐지
대출자도 예금자도 모두 불만
지난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5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은행권이 우대금리를 폐지하는 등 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났다. 가뜩이나 대출을 받기 힘든 상황에서 예대금리 차까지 커지면서 예금자도 대출자도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8월 3.07~5.92%에서 9월 3.21~6.68%로 올랐다. 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 달 만에 0.76%포인트가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2.75~3.29%에서 2.81~3.59%로 상승했다.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 상승 속도는 더디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1년·신규 취급액 기준) 평균 금리는 지난 8월 1.16%에서 9월 1.31%로 0.15%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기적금 금리는 1.15%에서 1.36%로 0.21%포인트 올랐다.

제2금융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의 9월 가계신용대출 평균 취급 금리는 연 12.67%로 전월 대비 0.99%포인트 상승했다. 마찬가지로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인 신한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각각 0.82%포인트, 0.33%포인트 올라 9월 13.9%, 15.38%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64%포인트 오른 연 14.96%였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올랐다. SBI의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는 8월 5.52~8.22%에서 9월 6.25~8.05%로 최저 금리가 0.73%포인트 올랐다. 반면 저축은행 평균 정기예금 금리(12개월 기준)는 8월 2.03%에서 9월 2.14%로 0.1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맞추라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는 은행이 알아서 정한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 폭은 시장금리 상승 폭을 크게 웃돌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달부터 주력 신용대출 상품인 'NH직장인대출V' '올원직장인대출' '올원마이너스대출'의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축소했다. 우대금리 혜택이 줄어들면 그만큼 최종 대출금리는 높아진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아파트 담보 대출 우대금리 최대 한도를 기존 0.5%포인트에서 0.3%포인트로 축소했고 최대 0.3%포인트까지 제공했던 주거용 오피스텔 담보 대출, 월 상환액 고정 대출의 우대금리는 아예 없애버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맞춰 상반기에 했던 대출금리 할인 프로모션을 중단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더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최근 1금융권 대출이 막혀 2금융권으로 넘어오는 고객도 많아 신용평가(CSS) 요건을 강화해 신규 대출 신청은 까다롭게 받고 있다"고 했다.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폭은 기준금리 인상 폭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시중은행 대부분이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을 100% 이내로 유지하고 있고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더 이상 늘리지 말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라 예·적금 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개선과 대출 자산 증가에 금융기관들 실적은 고공행진 중이다. 올해 3분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BI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93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1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NH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0% 증가했다.

[김혜순 기자 / 명지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