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노조에 반발하는 MZ노조 "우린 위원장도 없어요"
직원 인증만 하면 누구나 가입
노조 내부서도 상명하복 없어
◆ 목소리 커지는 MZ 노조 ◆
2030세대가 중심 구성원을 이루는 'MZ 노조'는 2018년 LG전자 '사람 중심 사무직 노조'를 시작으로 SK와 현대자동차 등 사기업에서 점차 생겨났다. 올해 8월에는 '올(All)바른 노조'가 출범하면서 공기업 분야에서도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분야는 같지 않지만 이들 'MZ 노조'는 익명성과 개방성, 합리와 공정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MZ 노조'의 주요 소통 창구는 '블라인드' 애플리케이션(앱)과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다. 익명이 보장된다는 특징을 공유한다. '올바른 노조'는 집행부를 통해 직원임을 인증하면 익명 닉네임으로 '인증방'에 들어갈 수 있다. LG전자 '사람 중심 사무직 노조' 역시 블라인드로 가입 신청을 받고 네이버 카페에서도 별명을 선택해 활동할 수 있다.
'올바른 노조' 관계자는 "영향력이 강한 기존 노조에서 노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 운영을 실시했는데, 상명하복식 구조가 아니라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만큼 조직의 개방성도 높아졌다. 이들이 운영하는 '인증방'에는 민주노총 소속 1노조, 한국노총 소속 2노조 조직원도 직원 인증만 하면 들어와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2030세대가 주축이기 때문에 이들 노조는 우선적으로 공정의 가치를 추구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교통공사의 직원 직고용 문제다. 1노조와 2노조는 직고용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정도라면 '올바른 노조'는 이에 더해 2018년 일반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을 다시 무기계약직으로 돌려놔야 한다는 강한 요구를 내놓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030세대 입장에서는 높은 취업 문턱을 넘어 정규직으로 취직했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맞지 않다"면서 "임금이나 재정 등 다른 요소보다 공정의 가치에 반한다고 생각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전했다.
파업과 투쟁이 중심인 기성 노조와 달리 합리적인 요구에 중점을 뒀다는 점 역시 차이점이다. MZ세대가 합리적인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면 회사가 움직인다는 것을 이들은 올해 초 SK하이닉스와 LG전자 경험을 통해 학습했다. SK하이닉스와 LG전자는 MZ세대 요구를 반영해 성과급 체제를 개편한 바 있다.
유준환 LG전자 사무직 노조위원장은 "물론 노조로서 쟁의 행위는 당연히 할 수 있다"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투쟁을 남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올바른 노조' 관계자 또한 "투쟁보다는 합리적인 '딜'을 유도하는 게 MZ 노조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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