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물순환·온도유지·조명제어..식물가전, 제2 스타일러 될것

오찬종 2021. 11. 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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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스프라우트컴퍼니 대표
LG전자 최초 사내기업으로
식물재배기 '틔운' 개발 성공
씨앗 키트에 물·영양제 넣고
문 닫기만 하면 자동으로 재배
상추·꽃 포함 20개 모종 선택
"스타일러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는 생소하다는 반응이었지만 이제는 신혼부부의 구매 필수 가전으로 꼽히고 있다. 다음 주자는 바로 '틔운'이라고 자신한다."

최근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에서 만난 LG전자 1호 사내독립기업(CIC) 스프라우트컴퍼니의 신상윤 대표가 식물 재배기 '틔운'의 미래를 자신하며 이렇게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 조직으로 CIC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여러 프로젝트 팀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로 치열하게 경쟁한 끝에 지난달 식물 가전인 틔운이 첫 타자로 출시됐다. 틔운은 복잡한 식물 재배 과정 대부분을 자동화한 가전제품이다. 제품 내부 선반에 씨앗 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은 후 문을 닫기만 하면 꽃과 채소 등 원하는 식물을 편리하게 키울 수 있다. 한 번에 6가지 식물, 최대 60개 모종을 동시에 기를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가정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식물 가전은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틔운의 아이디어가 처음 공개된 건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0에서다. 시제품을 처음 공개한 후 약 1년 만에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디자인을 개선한 양산품을 내놨다. 신 대표는 "CIC 형태의 유연한 조직 구성이 없었다면 이같이 속도감 있는 개발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소회했다.

맨 처음 틔운의 구상은 단순하게 상추 같은 먹거리를 키우는 식용 식물 재배기였다. 하지만 신 대표는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식물 가전에 인테리어적인 기대가 높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스프라우트컴퍼니는 이를 반영해 허브와 꽃을 키울 수 있도록 제품 개발 방향을 확대했다. 꽃이 자라는 모습을 인테리어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디자인에도 더 집중했다. 이러한 전면적인 사업 방향 전환 결정은 CIC 조직 안에서 대부분 이뤄졌다.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1년 만에 제품 양산까지 이뤄졌지만 개발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제품 테스트였다. 식물이라는 특성상 성공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길게는 두 달 가까이 필요했다. 기존에 LG가 해왔던 생활가전 개발에선 경험해본 적 없는 어려움이었다.

신 대표는 이를 대형 실험실 방식으로 헤쳐 나갔다. 동시에 상이한 조건을 갖춘 시제품 수백 대를 깔아놓고 최적의 결과물을 찾는 식이다. 신 대표는 "많을 때는 하루에 틔운 수백 대를 열어보고 식물 성장을 반복해서 체크했다"면서 "수많은 좌절 끝에 싱싱한 꽃을 피워낸 모델을 찾아냈을 때는 정말이지 '만세'를 불렀다"고 말했다.

'왜 하필 식물 재배기였냐'는 질문에 신 대표는 "LG가 가지 않았던 길 중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시장 조사를 보니 60% 이상 소비자가 식물에 관심은 많지만 키우기가 귀찮거나 전문 지식이 없어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이를 버튼 한 번으로 해결해줄 수 있다면 '식물 입문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 신 대표는…

△1981년 서울 출생 △국민대 자동차공학과 △고려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MBA △2007년 LG전자 한국마케팅본부 입사 △2014년 한국영업본부 SMB 직영 태스크리더 △2021년 LG전자 스프라우트컴퍼니 대표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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