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계 최대라던 RCEP, 韓 경제성장 효과 사실상 0%
韓 8년 협상 끝에 작년말 서명
발효 후 실질GDP 성장 효과
연간 기준으로 0.014% 그쳐
2년만에 전망치 뚝 떨어져
"시장개방도 기대 못미치고
韓은 이미 FTA 다수 체결"
7일 매일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국회에 'RCEP 영향평가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는 "RCEP 발효 후 20년간 누적 기준 실질국내총생산(GDP)은 0.14%가 증가한다"고 명시돼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발효 후 20년 기준으로 분석하긴 했지만, 실질GDP 0.14% 증가 효과는 초기 10년 내 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GDP는 매년 0.014%씩 성장하는 셈이다. 이 정도면 경제성장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소비자 후생 개선 효과는 발효 후 20년간 12억81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같은 기간 고용 창출 효과는 1만4396명으로 추산됐다. 반면 세수는 발효 후 10년간 연평균 825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보고서는 국책 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산업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연구해 작성됐다.
이번 보고서에 제시된 전망치는 기존 발표와 큰 차이를 보인다. 15개국이 RCEP 협정문 타결을 선언한 2019년 11월 KIEP는 보고서를 내고 "RCEP 발효 시 한국 경제는 0.41~0.62%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참여 여부와 관세 감축 범위(85%·92%)를 조합한 4개 시나리오를 가정해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는데, 당시 KIEP는 인도가 불참하고 관세 자유화 수준이 92%라면 한국의 실질GDP는 10년에 걸쳐 0.51% 늘고 소비자 후생은 55억달러(약 6조5000억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수치를 고려하면 2년 만에 실질GDP 성장 전망치는 약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지금과 상황이 다르지만 RCEP 협상이 본격화되던 2012년 전망치와는 차이가 더 크다. 당시 KIEP는 "실질GDP는 RCEP 발효 후 10년간 최대 1.76%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관련해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RCEP의 시장 개방 정도가 높을 것으로 보였지만, 추후 자료들을 토대로 추산해보니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라며 "그만큼 RCEP의 내용이 부실하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은 (RCEP에 포함된) 대다수 국가와 FTA를 체결한 상태이기 때문에 RCEP 발효는 사실상 일본과의 FTA 효과만 기대할 수 있다"며 "협정을 체결했다는 정도의 의미가 있을 뿐 경제적 실익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도 "RCEP 발효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초기 낙관적으로 보고 추산한 것 같다"며 "시간이 흘러 실질적인 정책 변화 효과를 추정하다 보니 기대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가는 RCEP 체결에 대해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15개 회원국 간 무역 관련 규제가 통일됨으로써 그만큼 거래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15개 회원국과 교류함으로써 얻는 긍정적인 부분이 부정적인 면을 상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국제 교역 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다자간 무역 체계가 붕괴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이러한 기조가 바뀌지 않고 있어 이번 RCEP를 통해 다자간 무역체계 복원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광섭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1천만명 대기중…내년 `여권대란` 온다
- 요소수 2만ℓ 호주서 수입키로 했지만…화물차 2천대 1회주입 분량
- 5%, 6% 대출금리 시대에…내 예금금리는 제자리
- 매경이코노미, 이제 디지털로 먼저 만나보세요
- "진라면 신라면도 부담되네"…라면값 12년8개월만에 최대폭 상승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 변화 짚어보니 [COVER STORY]
- “‘음악’으로 맺어진 ♥”…윤보미·라도, 8년째 열애 ‘인정’(종합)[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