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첫 주말, 교회·사찰 오랜만에 '북적'.."고향에 온 느낌"

종교시설 수용인원 50%로 완화..접종완료자 구성시 제한없어
조계사·새문안교회, 기도하러 온 신도들 발길 이어져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김진 기자 =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 후 첫 일요일인 7일, 서울의 종교시설들도 오랜만에 신도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는 초삼일을 맞아 기도하러 신도들뿐만 아니라 나들이 나온 가족과 연인,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열흘 남짓 남은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자녀, 또는 손주의 대입 합격을 위해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예불이 시작되자 대웅전 앞 마당에 마련된 약 200개의 의자는 신도들로 가득찼다. 조계사 관계자는 위드코로나 이전에는 대웅전 앞 마당에 의자가 10개 남짓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전 안도 신도들로 북적였다. 조계사는 위드코로나 시행 첫날인 지난 1일부터 대웅전 동시 수용 인원을 150명으로 확대했다. 대웅전의 출입구도 모두 개방해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했다.

또 자체 '백신 접종 완료' 스티커를 발급해 2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에 한해 인원 제한에서 제외하고 식당 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식당도 다시 개방하고 38명까지 동시 수용하고 있다.

수원에서 왔다는 길혜원씨(가명·73)도 남편과 함께 예불을 올렸다. 그는 "수능치는 고3 손녀가 있어서 기도하러 왔다"면서 "그간 코로나 때문에 못 왔지만 이제 수능이 얼마 안 남아 매일 기도하러 오려고 한다"고 전했다.

신길동에 산다는 이순자씨(가명·77)도 "코로나 때문에 자주 못 오다가 막내 손녀 임용고시 때문에 기도도 드리고 초도 키려 왔다"면서 "자유롭게 기도를 올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조계사를 찾은 신도 김명선씨(가명·59)는 "신도보다는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며 "이제 법당에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인근 새문안교회도 위드코로나 첫 주일을 맞아 이날부터 수용인원을 확대했다. 대예배실을 비롯해 3개 예배실에서 총 150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오후 2시30분 예배가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많은 신도들이 교회를 오갔다. 새문안교회는 여전히 출입문을 한 곳으로 통제한 채, 입구에서 발열체크와 QR코드 인증 후 입장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소모임은 접종 완료자만으로 10명 이내로 제한했고, 취식도 금지하고 있다.

새문안교회 관계자는 "오늘부터 대면예배 인원이 확대돼 최대 수용인원에 가까운 인원이 방문했다"면서 "종로구청 등 방역당국이 방문해 점검했고 교회도 방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유명 서양화가 박병근 교수(66)는 "그동안 비대면 예배를 드리다 대면 예배를 하니, 해외에서 근무하다 고향에 온 느낌"이라며 행복해했다.

박 교수는 "예배만 듣고 소모임은 못했지만 모두 너무 반가워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다시는 대면예배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위드코로나 1차 개편 지침에 따라, 서울시는 종교시설의 동시 수용인원을 50%로 완화했다. 접종 완료자 등으로만 운영하는 경우 인원제한이 없으며 소모임 활동도 허용된다.

지난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던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도 이날 오전 11시 대면예배를 재개했다. 사랑제일교회에 예배 참석 인원을 물었지만 교회 측은 답변하지 않았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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