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버스, 급식차도 멈춘다..'요소수 대란' 경제문제 아니다

심영석 기자,김태완 기자,이시우 기자 2021. 11. 7. 16: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화물차,배달용 차량에 소방차까지 '요소수 전쟁'
기업들도 물류대란 우려감↑..정부의 즉각·근본적 대책 요구
‘요소수 대란’에 대전·충남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물론 소형 트럭으로 배달을 하는 자영업자, 학원·학생 통학용 전세버스 운전자 등이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전국을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News1

(대전ㆍ충남=뉴스1) 심영석 기자,김태완 기자,이시우 기자 = ‘요소수 대란’으로 대전·충남 경제계 등 사회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화물차 운전자들은 물론 소형 트럭으로 배달을 하는 자영업자, 학원·학생 통학용 전세버스 운전자 등이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전국을 떠돌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등으로 즉각적인 현장출동이 필요한 소방차, 구급차 등 공적임무를 수행하는 차량들은 긴급 수혈을 통해 일정기간 필요분은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언제 바닥이 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더욱이 기업들도 요소수 부족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수출 제품 선적은 물론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이를 실어나를 화물차가 없어 납품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7일 대전·충남지역 화물업계 및 기업 등에 따르면 요소수 부족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사람은 화물차 운전 종사자들이다.

대전지역 화물업계는 정부 대기오염기준에 맞추기 위해 전체 1만대 중 절반 가까이가 요소수를 이용하는 촉매 장치(SCR)를 부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전 3·4산업단지에서 화물을 싣고 주로 부산을 다녀온다는 화물차 운전자 A씨(44)는 “지난 금요일 부산에 화물을 내려놓고 올라오는 길에 한적한 시골 주유소까지 찾아가 겨우 10ℓ를 채우고 왔다”라며 “10ℓ면 화물 한번 싣고 왕복하면 끝이다. 차를 움직여야 먹고 사는데 움직일 끼니를 찾아다니는 신세가 한심스럽다”고 한탄했다.

아침에는 학생들의 통학버스로, 저녁시간때는 학원버스 영업을 한다는 B씨(56)는 “장거리 운행이 아니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금도 틈틈이 요소수 예약을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있다”라며 “가격도 부르는게 값이라 턱없이 비싸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차라리 운행을 안 하는게 나을 정도”라며 혀를 찼다.

특히 기업들도 심상치 않은 요소수 대란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화물차 등 물류가 원활하게 돌아가야 기업도 안심하고 제조 등에 집중할 수 있는데 현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이라며 “당장 피해를 입은 회원사들은 없지만 매우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주요 음식점 및 단체급식 시설에 급식재료 등을 공급하는 자영업자들도 ‘위드코로나’를 반길 여유도 없이 요소수 대란에 휘말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남에서도 요소수 확보에 비상이 걸리기는 마찬기지다.

당진 현대제철을 비롯 서산 대산 석유화학단지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KCC 등과 협력업체들은 이같은 심각한 상황을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해결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재고량으로는 다음주까지는 버틸수 있다. 설비운영에 필요한 요소수는 암모니아로 대체해 공장 가동에는 문제 없다”라며 “하지만 화물이 멈춰서면 대혼란이 일어난다. 정부에서 적극 나서주길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화재진압 등 공적 비상출동 영역도 요소수 대란 영향을 받고 있다.

천안서북소방서는 지난 5일 요소수 1000리터를 제조업체에서 공수해 왔다.

약 40여 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미리 계획된 수급이었지만 최근 요소수 대란과 맞물리면서 창고에 물건이 들어오기까지 노심초사했다.

예산군은 관내 요소수 생산 업체를 활용해 소방서나 시내버스 등에 필요한 요소수를 우선 확보했다.

예산군은 예산일반산업단지에서 요소수를 생산하는 A1케미칼과 관내 필수 시설에 요소수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공급 대상은 군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는 소방시설과 농촌지역 필수 교통수단인 시내버스 등이다.

군 관계자는 “지역 내 생산업체의 도움으로 위급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라며 “추가 확보를 통해 관내 물류 업체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요소수 부족 현상은 농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추수를 마친 강모씨(61)의 논에는 볏집이 그대로 놓여있다. 지난 주 볏집을 곤포 사일리지 작업으로 처분할 계획이었지만 트랙터가 멈춰서면서 작업이 미뤄지게 됐다.

강씨는 “작업 트랙터에 요소수를 넣어줘야 하는데 요소수가 떨어져 작업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언제 작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박귀란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정책국장은 “요소수값이 기존 대비 5~10배 올라 월 기준으로 100~200만원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기업에서 운임비를 올려주는 것도 아니다. 이달을 넘기면 화물차들은 운행 자체가 불가한 상황이 된다.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과 처방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km503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