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보험,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가입하시나요

전선형 2021. 11. 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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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열 푸르덴셜생명 스타 웰스메니저
"보험금 지급 능력 충분히 갖췄나"
"필요로 할 때 보험금 잘 지급하나"
"좋은 보험설계사들과 함께 일하나"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보험은 가입했는데, 무슨 보험인지는 몰라요”

신규 고객 상담을 할 때 대부분이 가입한 보험을 모르는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어떤 상품인지 어떤 보장인지 어떤 회사인지 모르고 별도의 확인 절차 없이 주변 권유에 못이겨 보험에 덜컥 가입한 경우다. 이렇게 가입한 보험의 대다수는 나중에 본인에게 맞지 않거나, 보험료가 부담스러워져 후회를 낳는다.

그렇기 때문에 보험에 가입하기 전, 해당 상품이 나와 우리 가족에게 적합한지,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는 믿을 만한 곳인지 꼼꼼하게 체크해 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보험은 장기 상품이라는 점, 신뢰 기반의 비즈니스인 만큼, 이 보험사가 미래에도 지금 약속한 보장을 제공해줄 수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좋은 보험사’를 따지는 기준으로 회사의 성장성, 안정성이나 수익성, 보험금 지급의 용이성, 소비자의 민원 정도 등 다양한 지표들이 사용된다. 그러나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지표들의 종류가 많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많은 게 현실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보험 가입 전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RBC)’, ‘불완전판매비율’, ‘보험금 부지급률’ 그리고 ‘소송공시’ 등 크게 4가지의 지표를 확인할 것을 제안했다.

금융감독원의 기준과 필자의 오랜 상담 경험을 종합했을 때, 보험사를 고를 때는 다음의 3가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 첫째,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췄는지, 둘째, 고객이 필요로 할 때 보험금을 잘 지급하고 있는지, 마지막으로 좋은 보험설계사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지이다.

먼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은 지급여력비율(RBC 비율) 등의 지표로 확인할 수 있다. RBC 비율이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을 쌓아 놨는지 보여준다. 금융감독원은 일반적으로 RBC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상태가 건전하다고 본다. 만약 RBC 비율이 100%라면, 보험에 가입된 모든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이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것이고, RBC 비율이 200% 이상인 경우 모든 사람들에게 보험금을 두번씩 지급할 수 있는 자본을 소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100% 이상의 RBC 비율을 유지토록 규정하고, 금융감독원은 150% 이상의 RBC비율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탄탄한 자본이 있어도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사가 보험금을 얼마나 잘 지급하고 있는지는 보험금 부지급률 등을 살펴보면 된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금 청구 건수 대비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비율을 뜻한다. 높을수록 좋은 RBC와는 반대로 보험금 부지급률은 낮을수록 좋다. 뿐만아니라 생명보험협회에서 공개하는 ‘소송공시’까지 살펴본다면 보험금 청구 및 지급과 관련된 보험사의 소송 남용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좋은 보험사 못지 않게 간과하면 안되는 일이 좋은 보험설계사를 만나는 것이다. 좋은 보험 설계사는 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상품을 제안해 주고, 중간중간 필요한 상담과 컨설팅을 수행하며, 나중에 보험금을 수령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도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다. 또한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불필요한 상품을 권유하는 ‘불완전 판매’나 담당 설계사가 이탈해 ‘미아고객’이 되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 결국 좋은 설계사를 많이 보유한 회사가 좋은 보험사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보험회사가 좋은 설계사를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려면 생명보험협회 등을 통해 ‘우수인증설계사’ 자격 취득 현황이나 10년 이상 근무하는 장기근속자비율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우수인증설계사’는 한 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하고, 보험계약 체결 시 정해진 규칙을 모두 이행하는 완전판매 여부 등을 모두 고려해서 선정된다. 그만큼 보험사가 얼마나 자격을 갖춘 설계사들을 보유하고 양성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슬기로운 보험생활의 첫걸음은 필자가 제시한 3가지 질문의 답변을 찾기 위해 보험사의 여러 지표들을 꼼꼼하게 체크해보는 과정에서 시작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20년, 30년 후 진짜로 보험이 필요하게 됐을 때까지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약속된 금액을 보장해줄 수 있는 보험사를 잘 선택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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