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폭행보' 최태원, 미국-유럽서 귀국..배터리·수소사업 탄력
기사내용 요약
美에 2030년까지 61조 투자…절반은 '친환경' 분야 집중
동유럽 4개국 민간 경제외교…배터리·전기차·바이오 협력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최태원 SK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서 회장이 미국과 유럽을 방문해 경제외교 행보를 펼친 후 복귀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미국과 유럽 출장을 마치고 지난 4일께 귀국했다. 최 회장은 미국과 유럽 정·재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그룹 경영 화두의 하나인 ‘글로벌 스토리’ 행보에 나섰다. 또 그는 이번 출장을 통해 동유럽 시장에서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2차전지, 소재,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을 전폭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우선 최 회장은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현지 정·재계 인사와 회동했다. 지난달 27∼28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와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 등을 만나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SK의 전략과 미국 내 친환경 사업 비전을 소개했다. 매코널 의원은 원내대표로만 15년째 재임 중인 공화당 서열 1위 정치인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SK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인 2억t의 탄소를 줄이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미국에 투자할 520억달러(약 61조) 중 절반을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친환경 분야에 집중해 미국 내 탄소 감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공화당의 마샤 블랙번 테네시 주의원,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도 만났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은 포드와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켄터키주와 테네시주에 매년 215만 대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최 회장은 “SK온이 건설 중인 조지아 공장에 이어 켄터키, 테네시주에도 대규모 배터리 공장이 완공되면 3개 주에서만 1만1000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원들은 “SK의 배터리 사업이 미국 배터리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고, 향후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배터리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인력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겸하고 있는 최 회장은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지역 소위원장인 아미 베라 민주당 의원과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인사 등을 두루 만나 한·미 우호 증진 및 미래 사업 투자 등에 대해 논의했다. 베라 의원은 “양국 기업들이 바이오, 대체식품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후 1일 헝가리로 이동해 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합류했다. 최 회장은 3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코트라, 헝가리 수출청, 헝가리 투자청과 함께 ‘한(韓)-V4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해 한국과 V4 간 친환경 자동차 산업 동맹을 공고히 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등 양국 정상도 함께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V4 지역은 EU의 강력한 친환경 정책기조와 맞물려 지리적 장점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 맞춰 양측 기업인들도 경제적 번영과 함께 사회적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V4 지역에서 한국기업의 그린 모빌리티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인류의 공통의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라면서 "비세그라드 지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한 친환경자동차들로 인한 탄소저감 효과는 2030년 기준 226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EU 전체 CO₂저감목표(25.6억톤)의 약 1%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말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헝가리에, LG에너지솔루션이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특히 SK그룹은 V4 지역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올해 코마롬 지역에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 제2공장에 1억 달러 지원을 결정했고, SK이노베이션도 11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제3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포럼에 앞서 지난 1일 헝가리에 도착한 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한 SK온 코롬마 공장을 찾아 현지 배터리 사업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C의 배터리 소재 동박 생산 자회사 SK넥실리스도 동유럽 공장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유럽에서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백신연구소(IVI)와 손잡고 국내 코로나19 백신 1호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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