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탄소중립 '외화내빈' 안된다

장지영 2021. 11. 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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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풍력발전 연간 보급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줄줄이 상향했는데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오히려 역주행한 셈이다.

지난해 풍력발전 보급실적 160.05㎿와 비교해 4분의 1도 달성하지 못했다.

2011년(31.1㎿) 이후 연간 풍력발전 보급이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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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풍력발전 연간 보급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줄줄이 상향했는데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은 오히려 역주행한 셈이다. 탄소중립 정책이 차질을 빚거나 에너지 공백 사태가 벌어질까 걱정된다.

올해 완공된 풍력발전은 강원 평창 청산풍력단지(21.6㎿)와 전남 장흥풍력단지(18㎿), 두 곳에 불과했다. 발전 용량은 39.6㎿에 그쳤다. 지난해 풍력발전 보급실적 160.05㎿와 비교해 4분의 1도 달성하지 못했다. 2011년(31.1㎿) 이후 연간 풍력발전 보급이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력발전은 태양광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대 재생에너지로 꼽힌다.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따라 석탄발전을 줄인다면 이에 비례해 늘려야 한다. 정부는 '2030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하고 '2050 탄소중립 실현'을 공언했다. 태양광만 무한정 늘릴 수 없는 노릇이니 풍력발전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풍력발전 투자 미진은 정책 요인이 크다. 우선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 하락으로 풍력발전 사업성이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복잡하고 긴 인·허가 규제도 한몫했다. 국내 풍력건설 인허가 과정은 덴마크(3년), 유럽연합(3년 6개월) 등에 비해 2배 가까운 평균 6년이 필요하다.

앞에서는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고 말하면서도 뒤에서는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는 엇박자가 빚어지고 있다. 이런 식이면 '탄소중립 모범국'이 되겠다는 공언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뿐만 아니라 과감한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

더불어 에너지 공백 우려도 대비해야 한다. 풍력이나 태양광발전은 자연환경에 따라 에너지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다. 올해 유럽에선 풍력발전 에너지 생산 감소로 전기세가 연초 대비 최고 3.4배나 급등했다.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 이런 에너지 공백에 따른 전기세 급등 리스크를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온실가스로부터 자유로운 원전을 대안으로 제기하기도 한다. 탄소중립 정책은 이처럼 복잡한 변수까지 감안해 치밀하게 준비돼야 한다. 지금처럼 구호만 있고, 실행계획은 없는 '외화내빈 정책'으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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