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실사구시형 경제참모들..文 거대담론형과 차별화

문재용 2021. 11. 7.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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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선대위 원외인사 분석
자타공인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경제는 성장 하준경·분배 주병기
50대 초반, 실무형 참모들 주축
'표·장·수(홍장표·장하성·김수현)'와 차별화
"'소주성'식 거대담론은 없을것"
외교안보 축은 이종석·위성락
현정부 기조 비판한 외교관 발탁
'李의 약점' 외교, 25명 전문가 자문단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가 공식출범하며 향후 '이재명표' 정책을 주도할 참모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금까지 민주당의 선대위 인선은 수많은 다선의원들에게 직함을 나눠주는 일도 벅찬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 요직을 꿰찬 원외인사들이 있어 이목을 끈다. 이들이 대선본선에서 점차 존재감을 키워 집권시에는 단숨에 정권의 핵심에 자리할 가능성이 높기 ?문이다.

7일까지 발표된 민주당의 선대위 인선에 포함된 원외인사는 총 13명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사(김현종 국제통상특보단장, 김연명 신복지위원회 공동위원장, 하승창 사회혁신추진단 공동단장)나 선대위내 다른 정치인들의 측근(송영길측 박용수 상임선대위원장실 정무조정실장, 추미애측 강희용 비서실 부실장)을 제외하면 모두 이 후보와 관계가 깊은 인물들이다. 이들 상당수는 이 후보에게 지근거리에서 조언할 수 있는 후보자 직속·직할조직에 속해있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페이스북>
우선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청 정책실장은 경선캠프에 이어 선대위에서도 비서실 부실장 직함을 받았다. 그는 이 후보가 성남지역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사무장이었으며,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거친 지난 10여년 정치역정에서도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이 후보를 보좌해왔다.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측근공방'이 벌어질 때 이 후보가 "(측근이라면) 정진상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말해 재차 전국민에게 이름이 각인됐다.

정 부실장은 대선판 최대현안인 대장동 개발의혹의 연결고리로도 지목돼 어떤 식으로든 이 후보의 대권가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인물로 꼽힌다.

'기본소득'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이 후보의 경제정책은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이끈다. 성장정책을 맡은 하 교수는 1차인선에서 전환적공정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전환적 공정성장'은 급속한 기술발전, 기후변화, 인구고령화 등 오늘날 한국사회에 닥친 위기에 적극적 투자로 대응해 역으로 경제성장 발판으로 삼는 전략이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에 비견될만큼 이 후보의 경제공약 전체를 꿰뚫는 키워드다. 주 교수는 아직 선대위 인선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향후 분배정책을 맡아 하 위원장과 양축을 이룰 예정이다. 주 교수는 오랜기간 이 후보의 정책브레인 역할을 해온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과 서울대 경제학부 동문으로 알려졌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페이스북>
이들 경제참모진은 거대담론에 비해 실무·디테일을 중시한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하 위원장은 한국은행 행원·연구소장으로 근무한 뒤 미국 브라운대에서 박사를 취득해 실무·이론을 겸비했고, 주 교수 역시 미시경제·재정을 전공하며 실증연구에 뛰어난 학자다.

실무중심 인선을 통해 현정부와의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도 엿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실세참모'였던 장하성·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전 경제수석)은 소득주도성장과 규제중심 부동산 정책을 입안해 대선승리에 기여했지만, 정권출범후 시행단계에서 현장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해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다. 거대담론에 갇힌 정책의 부작용을 보여준 대표사례다. 이에 이 후보는 선대위 인선에서부터 실무를 강조하며 현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난여론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에게 기본소득 정책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가 아직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연합뉴스>
이 후보측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 본인부터 거대담론을 좋아하지 않고 구체적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을 선호하다보니 참모진도 자연히 그런 방향으로 구성됐다"며 "향후 발표될 정책들도 거대담론보다 국민체감형이 주를 이룰것"이라 설명했다.

외교·안보 분야 인선에서는 원외인사 기용이 더욱 돋보인다. 이 후보가 외교안보 분야에 경험이 많지 않다는 외부지적을 의식한듯 전문가 영입에 더욱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영입인재들을 합치면 약 20~25명의 전문가집단이 이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을 자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눈에띄는 인선은 실용외교위원회 위원장에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임명한 것이다. 그는 현정부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다수 발표한 바 있어 특히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연합뉴스>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일각에서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을 여과없이 따라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실용외교정책을 펼치기 위해 외교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기용한 것"이라 전했다.

이 후보의 전문가 싱크탱크 '세상을 바꾸는 정책 2022' 조직을 주도했단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평화번영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박노벽 전 러시아 대사는 외교특보단장을 맡았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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