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유오성 "감독님께 내가 잘 할수 있다고 우긴 건 처음" [인터뷰M]

김경희 2021. 11. 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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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최대의 리조트 건설을 둘러싼 서로 다른 조직의 야망과 음모, 그리고 배신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 '강릉'에서 평화와 의리를 중요시하는 인물 '길석'을 연기한 유오성을 만났다. 최근 드라마 '검은 태양'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유오성은 영화에서는 중년의 연륜이 느껴지는 강원도 스타일의 건달로 분해 가을 극장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정규직 감성 근로자'라고 소개한 유오성은 "배우라는 직업이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직업은 아니지 않나"라며 특유의 미소와 소신을 담은 간결한 화법으로 자신의 배우관을 펼쳤다.

강원도 출신 배우로 시나리오에서 강릉의 투박한 정서가 보여 좋았다는 유오성은 "원래 김준배 배우가 연기한 최무상 역할로 제안이 들어왔었는데 제가 감독님을 설득해서 김길석 역할을 얻어냈다."라며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그는 "제작자분께서 볼때 제가 나이도 먹고 형뻘이라 그 역할을 제안하셨는데, 저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액션이 너무 탐나더라. 조금 더 지나면 몸을 써서 하는 연기를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감독님께 '누군가의 첫번째이자 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영화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정말 잘 할수 있다'라고 말씀드렸다"라며 적극적으로 캐릭터에 구애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뻔뻔하게 우긴건 처음이었다. 다행히 그때는 시나리오가 여러 사람에게 갔던 시기가 아니라 다른 배우에게 피해가 되는 상황은 아니었다. 감독님은 길석을 20~30대 초반의 배우에게 맡기고 싶어했는데, 길석을 납득시키기에 어려울 것 같다고 내가 하겠다고 했다"며 시나리오를 보며 길석의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작품에 참여하게 된 사연을 이야기했다.

길석의 어떤 면에 매력을 느꼈냐고 물으니 "길석은 단순하고 투박하고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장혁은 길석을 묵직했다고 하던데 저는 오히려 소박한 인물로 봤다. 쉽게 말해 촌 사람이었다."라고 캐릭터를 정의했다. "그런 인물이어서 그를 표현하기 위해 많이 오버하거나 일부러 뭔가를 발산하지 않아도 좋았다. 부산하게 캐릭터를 위해 뭔가 막 해야 하는 인물이 아닌 조용한 인물이어서 좋았고, 이제는 그런 연기를 해도 될 나이대도 된 것 같았다"라며 길석과 배우 유오성간의 싱크로율이 맞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이 길석 뿐 아니다. 오대환, 김준배, 이현균 등의 배우들이 연기한 인물들에는 각각의 인생이 녹아있다. 기존의 누아르에서 보여지던 섬뜩함보다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많이 배치된, 느림이 '강릉'만의 차별점이었다"라며 유오성은 영화 '강릉'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그러며 "길석의 서사는 오히려 주변 인물을 통해 전달된다는 게 인상깊었다. 길석이 스스로 자기는 어떤 사람이라고 설명하지 않는다. 극중 인물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어떤 사람인지 느껴지게 한다. 스토리가 너무 탄탄해서 거기에 무임승차를 했다."며 잘 쓰여진 시나리오 덕에 캐릭터도 멋있어보였다는 이야기한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유오성은 자신이 따로 뭔가를 하지 않고 영화 속 모든 건 다 제작진과, 시나리오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하다못해 영화 속 길석의 스타일조차도 "배우들은 연기만 할 뿐. 나머지는 다 전문가들이 한다. 저는 맨몸만 가지고 가고, 미술, 의상팀들이 다 만들어줬다"라고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고 구수한 사투리 연기조차 "감독님이 강릉분이시니까 나름대로 훈련을 받아 연기했다"라며 자신의 노력은 드러내 보이지 않았다. 액션 촬영을 위해 따로 준비한 과정이 있냐는 질문에도 "평소에 규칙적이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이 작품을 위해 뭔가를 하지는 않았다. 늘 일주일에 4일 이상은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라며 특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유오성은 "배우는 크리에이터가 아닌 퍼포머다. 크리에이터들이 고민해서 만들어 낸 걸 주면 그걸 분석하고 표현하는 쪽이라서 계속 공부하는 자세로 견인하고 있다"는 말로 그렇게 전문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리는 이유를 이해하게 했다.

유오성은 영화 '비트' '친구'등으로 누아르 장르하면 떠오르는 배우의 대명사다. 그는 "어릴때 '비트' 찍을때는 정신없었다. 지금도 배워가는 과정인데 당시엔 얼마나 어설펐겠나. 누아르의 기본 정서는 페이소스라 생각한다. 나이먹으며 느껴지는게 조금은 염세적이게 되고, 인간에 대한 연민, 회환의 정서를 갖게 되는데 누아르의 정서와 맞아 떨어진다"라며 누아르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짙고 믿음직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는 유오성이다. 차기작 계획을 물어보니 "아직 계약이 마무리 되지 않아 밝힐건 없다. 감사하게도 드라마 '검은 태양'과 영화 '강릉'으로 소문이 나서인지 만나자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라며 조만간 또 다른 작품으로 관객이나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안겼다.

영화 '강릉'은 11월 10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제이앤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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