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구장, 같은 결말 [시즌 결산- 텍사스 레인저스]

김재호 2021. 11. 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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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구장, 바뀐 유니폼, 그러나 결말은 같았다. 새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한 텍사스 레인저스는 연고지 텍사스 주정부의 공격적인(이라 쓰고 섣부른이라 읽는) 경제 재개 정책에 힘입어 아메리칸리그 15개 팀중에 가장 많은 211만 258명이 관중을 유치했다. 그러나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2020시즌 팀의 에이스 랜스 린과 간판 타자 조이 갈로를 놓고 트레이드 타이밍만 재다가 기회를 놓쳤던 텍사스는 이번에는 공격적으로 움직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린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했고, 시즌 도중에는 팀의 최고 타자 갈로와 최고 투수 카일 깁슨, 이안 케네디를 모두 트레이드하며 유망주들을 긁어모았다. 2021년 텍사스는 그렇게 아낌없이 내주는 팀이 됐다.

텍사스는 2021년 마침내 새 홈구장에서 팬들을 맞이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시즌 훑어보기 60승 102패 아메리칸리그 서부 5위, 625득점 815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조이 갈로 4.1 아돌리스 가르시아 3.8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3.8 카일 깁슨 3.1 나다니엘 로우 2.4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놀라운 성장을 보여줬다. 사진=ⓒAFPBBNews = News1
좋았던 일

텍사스 주정부가 100% 경제 재개를 일찌감치 선언한 덕분에 홈 개막전부터 만원 관중앞에서 치를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이를 놀라움반, 걱정반의 시선으로 지켜봐야했다. 홈팬들의 응원 덕분일까? 홈에서 36승 45패로 원정(24승 57패)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한 점 차 승부에서는 18승 21패로 은근히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갈로는 0.379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단순히 '홈런만 노리는 타자'가 아님을 증명했다.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도 팀의 주전 유격수로서 입지를 굳히는 모습. 트레이드로 합류한 나다니엘 로우도 주전 1루수 경쟁에서 승자가 됐다.

지난 시즌까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아돌리스 가르시아는 149경기에서 타율 0.243 OPS 0.741, 31홈런 90타점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하위권 팀임에도 갈로, 깁슨에 가르시아까지 세 명의 올스타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깁슨은 19경기에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2.87을 기록하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고,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시즌 깁슨과 함께 얻어맞기 바빴던 조던 라일스는 10승 13패 평균자책점 5.15로 그저그런 성적을 냈으나 180이닝을 소화해주며 유망주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시즌 도중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한 콜비 알라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플릿 계약으로 합류했던 이안 케네디는 호세 르클럭, 맷 부시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불펜진에서 중심을 잡아줬다. 테일러 헌은 비록 시즌 막판 난타를 허용했지만,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공격적으로 트레이드에 나선 것도 성과였다. 린을 내주고 받은 데인 더닝은 풀타임 선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시즌 도중 영입한 글렌 오토와 스펜서 하워드, 그리고 지난 2017년 다르빗슈 유를 내주고 받아온 A.J. 알렉시도 빅리그에 선을 보였다.

갈로를 내주고 받은 유망주 글렌 오토는 빅리그에 선을 보였지만, 한계를 보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리빌딩 팀이라면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겨줘야한다. 2021년의 텍사스가 그런 희망을 안겨줬는지는 의문이다.

트레이드의 유산인 오토(6경기 3패 9.26)와 하워드(8경기 3패 9.70)는 모두 부진을 면치못했다. 아직은 빅리그 적응에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 이 둘을 포함한 26명의 신인이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 무대를 누볐다. 이는 구단 기록. 그만큼 전력이 불안정했다는 소리다.

그 신인중 한 명인 아리하라 고헤이는 부상으로 10경기 등판에 그쳤고 이마저도 평균자책점 6.64로 부진했다. 결국 40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음 시즌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서 경쟁할 예정이다. 대다수의 실패한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경험하는 길을 그대로 걷고 있는 모습이다.

야수들의 성장도 더뎠다. 닉 솔락(127경기 타율 0.242 OPS 0.677) 윌리 칼훈(75경기 0.250/0.691)은 아예 성장이 멈춘 듯한 모습이었다. 레오디 타베라스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카일 코디, 조너던 에르난데스, 존 킹, 일라이 화이트 등도 장기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마감했다.

앞으로 할 일 FA: 찰리 컬버슨, 브록 홀트, 조던 라일스 연봉조정: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윌리 칼훈, 브렛 마틴, 테일러 헌

텍사스는 개폐식 돔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로 이전한 이후 72라는 숫자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를 보기에 쾌적한 환경인 화씨 72도(섭씨 22.2도)를 유지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런 요소는 팬뿐만 아니라 선수들, 특히 투수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요소일 것이다. 투수 FA 시장을 기웃거리며 전력 보강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

[알링턴(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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