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SRF발전시설 광주 인근으로 이전?..실현 가능할까

박영래 기자 2021. 11. 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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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에 검토용역 추진 제안
수천억 매몰비용 문제 해법 없어.."또다른 분란 자초"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전남 나주시가 논란이 일고 있는 나주SRF열병합발전시설을 광주 인근지역으로 이설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주시는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특별위원회에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현안 해결을 위한 제언' 문건을 제출했다.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는 테스크포스팀을 구성, 나주 뿐만 아니라 진통을 겪고 있는 전국의 SRF열병합발전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켜 공론화를 통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나주시가 제안한 문건에 따르면 나주시는 빛가람혁신도시 인근에 자리한 현 발전소를 광주 인근지역으로 이전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 용역 추진 필요성을 위원회에 제안했다.

나주시가 발전시설 이설을 검토한 이유에 대해, 지금까지 갈등해결 노력에도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고, 현 발전소 건설 관련해 주민수용성 등의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발생지 중심의 생활폐기물 공동처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내세웠다.

용역비 1억원은 광주시와 전라남도, 나주시가 공동 부담하고 위치와 부지면적 등 주변지역 현황이나 지역여건 등을 고려해 규모와 대상지를 제안한다고 했다.

용역은 탄소중립위원회 발전분과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도록 하고 탄소중립위 발전분과는 앞으로 용역 추진방향, 진행사항 보고회 등을 총괄하도록 역할분담도 강조했다.

논의 과정에서 유력한 이전후보지는 광주와 인접한 노안면과 남평읍 등 2곳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 SRF(고형폐기물연료) 열병합발전소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 위원회'. © News1

현재 가장 큰 주민 반발을 사고 있는 '광주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왜 나주에서 처리해야 하느냐'는 점을 염두에 두고, '발생지 처리 원칙'에 맞춰 공동처리를 위해 광주와 나주 연접지역을 후보지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나주시가 제시한 발전시설 이전이 현실화되기는 그리 간단치 않아 보인다.

당장 수천억에 이르는 비용 문제다. 그동안 현 발전시설을 매몰처리하고 새로 발전소를 짓거나 LNG발전시설로 전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져 당장 이 비용을 누가 감당할 것이냐에 대해선 그 누구도 해법을 내놓지 못해 왔다.

지난 2019년 나주 SRF발전시설 해법을 찾기 위해 구성된 민관 거버넌스 위원회는 SRF발전시설을 매몰처리하고 LNG발전으로 전환할 경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수천억원의 비용 처리와 관련해 논의했지만 당시 산자부, 한국지역난방공사, 범시민대책위원회, 전라남도, 나주시 모두 이에 대한 뚜렷한 대답은 내놓지 못했다.

여기에 발전시설 이전이 현실화 할 경우 이전지역 후보지를 중심으로 또다른 분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나주시는 '이설 계획은 나주시 자체적으로 수립한 계획이며 탄소중립위에 제출했지만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구 4만명에 육박하는 혁신도시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SRF발전시설을 타 지역으로 이설할 경우 빛가람동 내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의 열원(난방·온수)이 모두 차단돼 개별난방으로 전환해야 하는 비용문제도 발생한다.

현재 나주시 빛가람동에는 2만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현재 개별난방이 아닌 나주SRF열병합발전소의 LNG발전시설에서 공급하는 온수를 사용하고 있다.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이 18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지역 비성형 SRF(고형연료 쓰레기)의 나주열병합발소 반입 문제와 관련해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광주 서부경찰서 제공) 2017.12.18/뉴스1 © News1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억원을 들여 건설한 나주열병합발전소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공동주택에 전기와 집단 열원을 공급하는 발전소다.

'고형 폐기물 연료'로 불리는 SRF는 배출된 생활폐기물 가운데 불에 타는 종이나 목재 등 가연성 물질만 걸러내 건조와 성형과정을 거쳐 만든 고효율 고체연료를 말한다.

발전소는 하루 466톤의 SRF를 연료로 사용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설비와 LNG를 연료로 사용해 열을 공급하는 전용 보일러 등 두 종류 발전소로 구성돼 있다. LNG발전소는 2015년 12월 준공돼 현재 정상 가동되고 있다.

SRF열병합발전설비는 2017년 9월 시험가동을 시작했으나 오염물질 배출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에 4년 가까이 가동을 못했고, 행정소송 등을 거쳐 지난 5월 가동을 시작했다.

정상가동에 들어간 듯 보였던 발전설비는 10월18일 나주시가 SRF열병합발전소 운영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를 상대로 SRF연료 사용승인을 취소하면서 또다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동안 나주시와 난방공사는 발전시설 가동을 놓고 최근 5년 동안 모두 7차례 소송을 진행 중이다.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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