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남은 文정부] ①레임덕 사라진 문대통령..대선정국서도 주목
내년 대선 주요 변수 될 수도..野 '대통령 때리기' 여전히 이어질듯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조소영 기자,김상훈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종료(2022년 5월 9일 밤 12시)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국정지지율은 여전히 40% 안팎을 기록하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레임덕(권력누수) 없는 첫 대통령'이라는 말도 나오는 만큼 이대로 지지율과 국정운영 동력을 이어간다면 내년 대선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1월1주차 문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율은 37%, 부정평가는 56%를 기록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업체의 11월1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는 긍정평가가 39%, 부정평가가 55% 나왔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같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기록하던 올해 2분기에 비해 다소 힘이 떨어진 양상이지만,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통상 임기 4년차에 '권력형 게이트'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지지율이 20~30%대로 추락하다가 마지막 5년차에 10~20%대를 보이는 레임덕 현상이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 취임 5년차 지지율을 보면 Δ제13대 노태우 대통령 12%(1992년 5월) Δ제14대 김영삼 7%(1997년 5월) Δ제15대 김대중 26%(2002년 5월) Δ제16대 노무현 24%(2007년 6월) Δ제17대 이명박 대통령 25%(2012년 4~6월) 등이다.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은 2016년 12월 탄핵소추안 가결·직무 정지로 평가를 중단했다.
노태우 정부는 집권 4년차인 1991년 '수서 택지분양 비리 사건'으로 청와대 비서관이 구속된 데 이어 1992년 충남 연기군 관건부정선거로 파장이 일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남 김현철씨의 뇌물수수사건이 결정적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김홍일·김홍업·김홍걸 등 3남의 비리 연루 의혹으로 홍역을 치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형인 건평씨의 땅 투기 의혹으로 레임덕이 가속화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저축은행 비리사태로 친형 이상득 의원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이 구속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됐다.
이번 정부도 최측근 비리 의혹 사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문 대통령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이고 문 대통령 사위의 특혜 취업 의혹, 아들 준용씨에 대한 각종 예술지원금 특혜 의혹 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론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이유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방역'과 '외교/국제관계'가 가장 많이 꼽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세계적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K-방역은 국제표준이 되었으며 대한민국이 방역 모범국가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선진적인 방역전략과 의료체계, 의료진의 헌신과 성숙한 공동체 의식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누적 접종완료자가 전국민 7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첫 접종 이후 240일만에 달성한 성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서는 아이슬란드와 포르투갈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속도다. 우리보다 먼저 접종을 시작했던 영국과 프랑스, 이스라엘, 독일, 미국을 모두 제쳤다.
11월부터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서면서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했다. 방역관리도 확진자 수를 우선적 지표로 여겼던 이전과 달리 사망자 수나 의료여력(병상가동률, 위중증 환자 수)의 지표를 더 중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다자외교 무대에 빠짐없이 참석하며 국제사회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종전선언'에 대한 폭넓은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 회담'을 제안하며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국제사회 공조를 촉구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로마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영국 글래스고 COP26(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직접 참석,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과 기후위기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입장을 조율하면서 적극적으로 '가교국가' 역할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임기 종료까지 '말년 없는 정부'를 표방하며 국정동력 유지에 매진하고 있다. 레임덕이 사라질 형편이다보니 집권 여당의 선거운동에서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사실상 사라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달 말 문 대통령과 회동에서 "전례없는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놀랍다"며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인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 안정세가 이같이 유지된다면 향후 대선정국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여권에서는 '친문' 기조 목소리가, 야권에서는 '대통령 때리기'와 함께 주요 현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정치의 계절"이라며 청와대와 정부에 정치적 중립을 강조했지만 '성남 대장동 개발 의혹'이 정치권을 뒤흔들자 결국 지난달 12일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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