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노인의힘" 20∼30 이탈 조짐에.. 이준석 "尹은 젊은 세대에 소구력 있어"

이 대표 "2030 세대의 국민의힘 지지는 특정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오찬 회동 중 창밖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최종후보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자,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한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윤 후보와 오찬을 나눈 뒤 “2030 세대의 국민의힘 지지는 특정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라며 우려를 불식했다.

6일 복수 매체에 따르면, 대선 후보를 결정한 전당대회 다음날인 이날 국민의힘 홈페이지에는 2030 세대 당원들의 비판의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들은 대부분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당원들로 추정된다. 한 작성자는 “정권교체가 절실해 홍 후보를 위해 당에 가입했다. 왜 2030세대가 등을 돌려 탈당하는지 생각해보라. 이제 다시는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 어려울 것이고 이 글을 끝으로 저도 탈당한다”고 적었다.

특히 일부 홍 의원 지지자들은 윤 후보를 선택한 국민의힘을 ‘노인의힘’, ‘도로한국당’, ‘구태의힘’ 등 부르며 비꼬았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당 신고서’를 작성해 게시하는 인증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전날 전당대회 발표 결과를 보면, 윤 후보는 민심을 나타내는 여론조사에선 홍 후보에게 뒤졌지만, 당원 투표에서 중장년ㆍ노년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중장년·노년층은 국민의힘 당원 비율 65%에 달한다.

이 대표는 6일 서울 마포구의 한 음식점에서 윤 후보와 오찬을 가진 뒤 기자들의 질문에 “지지 후보가 다르기 때문에 낙담하고 탈당하는 모습이 있다”면서도 “2030 세대의 국민의힘 지지는 특정인사가 전유할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윤 후보를 만나면서 윤 후보의 정치에 대한 관점이 젊은 세대에게도 충분히 소구력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저는 2030 세대의 지지를 얻어 당대표가 됐지만 그들을 세력화해서 소유하려 했던 적도 없고 마찬가지로 이분들도 당에 바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오신 분들이라서 서로 잘 이해하고 노력하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4·7 재보궐선거부터 국민의힘 핵심 전략은 세대 확장론이고, 2030 세대를 계속 설득해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분들이 더 많은 지지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6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서울시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하기 전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 대표와 윤 후보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대화를 나눠 그간의 ‘불화설’을 잠식시켰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저는 이 대표와 자주 소통하며 생각을 나누고 만나왔다”면서 “그런 오해는 앞으로 저희가 하나라는 것을 보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도 “제 생각이 완벽히 일치해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비단 주머니를 20개쯤 준비했는데 오늘은 개략적인 내용으로 2주차 정도까지 말씀드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여권의 공세를 돌파할 ‘비단 주머니’를 풀겠다고 한 발언을 상기시킨 것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