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가린 7년 방치 건축물, 럭셔리 리조트로..그대로 괜찮나

조성신 2021. 11. 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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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사 부도 매각 철회 추진 과정 난항
삼정기업 매입 2019년 공사 재개
콘코리트 골조 철근 그대로
"안전진단 이용자 사전 통지 해야"
시공사 "방치후 공사에 걸맞은 건축물의 안전진단 시행"
공사가 중단 이후 장기간 방치된 파인트리 건축물 [매경DB]
우이동 콘도 현장 사진 [매경DB]
10년 가까이 흉물로 방치된 서울 북한산 자락 리조트 사업장이 최근 부산의 한 건설업체에 의해 리조트로 준공됐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향토기업 삼정기업은 지난 8월 말 서울 강북구 우이동 북한산 국립공원 일대에 럭셔리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을 오픈했다.

해당 리조트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이던 2009년 시행사인 더파인트리가 시작한 개발 프로젝트다. 시행사는 북한산 자락인 우이동 일대 8만㎡ 부지에 객실 332개와 컨벤션홀, 수영장, 전시실 등을 갖춘 연면적 10만㎡ 규모의 콘도를 지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추산된 사업비만 6300억원, 당시 규모 만큼이나 업계의 관심도 컸다.

하지만 2011년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진다. 서울시와 강북구가 인·허가 과정에서 고도 제한 완화와 산을 깎아야만 한는 진입 도로 개설을 다소 무리하게 허가해줬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국립공워너 자락에 '호화판 콘도'가 들어선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공사는 2012년 12월 공정률 48% 상태에서 중단됐다. 분양을 하지 못한 시행사는 부도가 났고, 시공사인 쌍용건설은 이 사업과 관련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자금난에 허덕이다 결국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자체 감사에 들어갔고 이 사업에 대한 인·허가 관련 특혜는 없었다고 결론이 냈다. 쌍용건설은 공사를 재개하는 대신 사업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매각을 시도했다. 2015년 이랜드가 1600억원에 매입하기로 하고 계약까지 체결했지만, 이랜드가 잔금을 내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후 한동안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인·허가 등 여러 문제가 실타래처럼 얽혀 있어 자금사정이 좋은 건설사들도 쉽사리 달려들지 못했다.

이후 7년 동안 흉물로 방치된 이 사업장은 2018년 삼정기업이 한국자산신탁(위탁자 쌍용건설)과 부지 매매계약(약 1400억원)을 체결하고, 2019년 서울시와 강북구의 '옛 파인트리 사업 정상화 계획'이 나오면서 공사가 재개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위탁운영확약서도 체결했다. 이를 체결한 정상북한산리조트는 삼정기업이 개발 사업을 위해 세운 시행사다.

리조트 건설의 재개는 순탄치 않았다. 설계를 변경해 다시 인·허가를 받는 데에만 1년 반이 걸렸다. 수차례의 TF 회의와 협의를 거치고 설계도 여러 번 수정됐다. 삼정기업은 건물이 북한산 모습을 최대한 가리지 않도록 전체 건물 높이를 낮췄다. 이미 지어져 있던 건물 2개 층을 허물고, 착공되지 않은 건물은 모양을 일부 바꿨다. 리조트 진입 도로를 생태 터널 형태로 만들고 공공기여도 확대했다. 산악박물관과 공영주차장을 조성해 시에 기부채납했다. 내부 산책로와 일부 건물 옥상정원을 일반에 개방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콘퍼런스홀도 조성했다.

회원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리조트 분양 방식도 바꿨다. 총 334실의 리조트 중 33%인 110실은 회원권 형태로 분양하지 않고, 일반인이 숙박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파라스파라 서울'의 안전문제에 대한 우려 썩인 시선도 있다. 장기간 북한산 조망권을 가리는 흉물이라는 비난을 받아 왔을 만큼 공사 중단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실제 이 현장은 2011년 이후 골조가 콘트리트 형태로 장기간 방치돼 있다가 2019년 공사가 재개됐다.

건축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사현장의 경우 1~2개월만 공사가 중단돼도 골조로 들어갈 철근이 녹슬어 부실공사의 위험이 크다며 특히 녹슨 철근을 사용할 경우 구조물의 안전성과 직결된다고 입을 모은다.

녹슨 철근을 사용하면 철근과 콘크리트 사이에 수막현상이 발생돼 흡착력 저하로 강도가 나오지 않는 데다 공사과정에서 나온 녹물로 수질이 오염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건축물의 안전 문제에 대해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면서 "상당 기간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곳들은 안전진단을 더욱 확실하게 진행하고 이같은 내용을 이용객들에게 고지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더 큰 문제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정기업 측은 "당사는 '파라스파라 서울'의 안전문제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2019년 안전진단 전문기관에 의뢰, 건축물안전성 재진단 등을 실시해 안정성을 확인했다"면서 "서울과 수도권 어디서든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많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어 품격에 맞는 최상의 서비스와 이용객들의 다양한 목적에 맞는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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