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탈출' 카불공항서 미군에 건네진 아기 행방불명

이희경 2021. 11. 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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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필사의 탈출이 이어지던 지난 8월19일 카불공항에서 철조망 너머로 군인에게 갓난아기를 건네주는 모습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 지난 8월19일 아내와 함께 17세, 9세, 6세, 3세, 생후 2개월 된 다섯 명의 자녀를 데리고 카불공항으로 달려갔는데, 그곳에는 재집권한 탈레반을 피해 출국하려는 인파가 몰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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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카불공항 철조망 너머 미군이 받은 '소하일'
부모, 미국 텍사스에서 애타게 아들 찾고 있어
미 당국 "실종아동 경보 발령, 최선을 다해 찾는 중"
지난 8월19일 카불공항서 군인에 건네진 뒤 가족 상봉한 여아 '리야'. 로이터=연합뉴스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필사의 탈출이 이어지던 지난 8월19일 카불공항에서 철조망 너머로 군인에게 갓난아기를 건네주는 모습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 사진 속 여아는 몇 시간 뒤 공항에 돌아온 부모와 상봉했다. 하지만 같은 날 철조망에서 넘겨진 생후 2개월 남아 ‘소하일’의 행방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아 부모의 가슴을 애타게 하고 있다.

6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카불공항에서 실종된 소하일의 아빠 미르자 알리 아흐마디(35)과 엄마 수라야(32)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 블리스의 난민촌에서 아들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아흐마디는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경비원으로 10년간 일했다. 그는 지난 8월19일 아내와 함께 17세, 9세, 6세, 3세, 생후 2개월 된 다섯 명의 자녀를 데리고 카불공항으로 달려갔는데, 그곳에는 재집권한 탈레반을 피해 출국하려는 인파가 몰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때마침 철조망 너머 미군은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이들 부부는 막내 소하일이 군중에 떠밀려 압사할 것을 우려해 팔을 위로 들어 아기를 건넸다.

아흐마디는 “입구가 불과 5m 앞이라서 곧바로 아기를 되찾을 거로 생각해서 건넸는데, 갑자기 탈레반이 피난민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반대편 입구를 찾아서 공항에 들어갈 때까지 30분이 넘게 걸렸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아흐마디는 카불공항에 들어간 뒤 필사적으로 소하일을 찾았지만 아무도 소식을 알지 못했다. 당시 한 미군 사령관은 “공항은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서 아마 안전 구역에 아기가 있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그곳에도 아기는 없었다. 아흐마디는 아기가 실종된 날 그 사령관과 함께 공항의 모든 곳을 샅샅이 훑었지만 결국 아기를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이후 사흘 동안 공항에서 군인과 민간인 수십 명을 붙잡고 “아기를 보셨나요”라며 소하일의 행방을 물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결국 아흐마디 부부와 나머지 네 자녀는 소하일을 찾지 못한 채 카타르, 독일을 거쳐 미국 텍사스주의 난민촌에 도착했다. 미국 관리들과 구호 요원 등은 “최선을 다해 소하일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지만, 부부는 그저 말뿐이라며 답답해했다.

다행히 한 지원 단체가 소하일의 사진을 넣은 ‘실종 아기’ 게시물을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뜨리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 당국 관계자는 “카불공항에서 소하일이 미군에게 건네진 순간 이후 불행히도 아무도 찾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과 다른 국가 난민촌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최선을 다해 찾는 중”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소하일의 신상정보를 고속도로 전광판 등에 나타내도록 ‘앰버 경보’(실종아동 경보)도 발령했다. 한편, 소하일과 같은 날 카불공항 철조망 너머로 건네진 생후 16일 된 여아 ‘리야’는 현재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친척 집에 부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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