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고영표 상대할 때면, 바보가 된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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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타석 앞에서 사라진다니까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천671안타, 218홈런을 친 추신수(39·SSG 랜더스)이지만 KBO리그에도 그의 '천적'은 있었다.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KBO리그에서 보낸 첫 시즌'을 돌아보던 추신수는 '고영표(30·kt wiz)'가 화두에 오르자, "우와, 진짜"라고 탄성을 내뱉으며 그와의 맞대결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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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공이 타석 앞에서 사라진다니까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천671안타, 218홈런을 친 추신수(39·SSG 랜더스)이지만 KBO리그에도 그의 '천적'은 있었다.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취재진과 만나 'KBO리그에서 보낸 첫 시즌'을 돌아보던 추신수는 '고영표(30·kt wiz)'가 화두에 오르자, "우와, 진짜"라고 탄성을 내뱉으며 그와의 맞대결을 떠올렸다.
올해 추신수는 kt 잠수함 고영표를 상대로 7타수 무안타 5삼진으로 처절하게 당했다.
추신수는 "미국 잠수함 투수 중에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투수는 드물다. 그런데 고영표의 체인지업은 타석 앞에서 공이 없어지는 느낌"이라며 "고영표를 상대할 때면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고영표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완패'를 인정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 시즌 kt에 복귀한 고영표는 11승 6패 평균자책점 2.92로 활약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뽑혔다.
추신수는 고영표를 공략하지 못한 건 아쉬워하면서도, 한국 야구를 떠올리며 '고영표 보호'를 기원했다.
그는 "고영표 같은 선수가 오래 뛰어야 한국 야구가 발전한다.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국제대회에서도 오래 활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이후 2020년까지 메이저리그를 누비며 1천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화려한 빅리그 시절을 보낸 추신수도 KBO리그에서 눈에 띄는 선수를 여러 명 발견했다.
추신수는 "기억에 남는 선수는 정말 많다. 나성범(NC 다이노스)과 최정이 대표적"이라며 "최정은 300개 가까이 공에 맞고도(사구 294개) 몸쪽 공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도 메이저리그에서 사구(152개)에 꽤 많이 당했고, 이후 몸쪽 공에 두려움이 생겼다. 그걸 극복하는 걸 보면 최정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라고 말했다.
추신수는 올 시즌 홈런 35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한 최정에게 "내가 에이전트 할테니 메이저리그 가자"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활약한 적이 있는 동갑내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KBO리그에서 만난 것도, 추신수에게는 멋진 추억이 됐다.
추신수는 "친구들과 KBO리그 야구장에서 만나 정말 기분 좋았다"며 "오승환을 상대할 때 되면 아드레날린이 더 나오는 것 같았다. 승환이가 그 나이에 어마어마한 기록(44세이브)을 세운 걸 축하한다"고 밝혔다.
그는 후배들이 불혹을 앞두고도 KBO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1982년생 베테랑을 교과서로 활용하길 바랐다.
추신수는 "오승환과 이대호가 어떻게 경기를 준비하는지 보면 왜 그 나이에도 그런 성적을 내는지 알 수 있다"며 "후배들이 승환이와 대호의 모습을 보고 감탄만 하지 말고, 장점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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