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게임체인저' 먹는 치료제..화이자·머크 중 뭐가 더 나을까

노현 2021. 11. 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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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사망 등 중증화 예방효과 커
예방율 화이자 89%·머크 50%
화이자 30알·머크 40알 복용
가격은 두 제품 모두 80만원선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머크앤컴퍼니(MSD)의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몰누피라비르'가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사용 승인된 데 이어 5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형태 항바이러스제가 입원·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준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면서 '먹는 치료제'가 코로나19와의 싸움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MSD와 화이자의 치료제 둘 다 당뇨병, 심장병 등 중증 질환의 위험이 높은 코로나19 확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유망한 효과를 나타냈다. 효과는 '팍스로비드'라는 이름이 붙은 화이자의 치료제가 더 좋다. 화이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코로나 확진자를 상대로 한 임상 시험 결과 증상 발현 사흘 내 치료제를 투여한 경우 입원·사망 확률이 89%, 증상이 나타난 지 닷새 안에 약을 복용할 경우 이 확률이 8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먼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한 MSD의 물누피라비르 효과를 크게 뛰어넘는 결과다. 앞서 MSD는 증상 발현 닷새 내에 몰누피라비르를 투여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약 50% 줄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화이자의 임상 실험 결과가 알려지면서 5일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10.9% 급등하고 MSD 주가는 10% 가량 급락하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용법은 비슷하다. 화이자와 MSD 치료제 둘 다 닷새간 투여해야 한다. 화이자의 경우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세 알씩 투여해 닷새간 총 30알을 복용한다. MSD 치료제는 아침과 저녁, 하루 두 차례 각각 네 알씩 먹어 닷새 동안 모두 40알을 복용한다.

작용 방식은 상이하다.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는 '단백질분해효소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데 필요한 효소를 억제한다. 치료제가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부분을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병원체가 치료제에 내성을 가질 수 없게 된다는 게 화이자 설명이다. MSD의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MSD는 몰누피라비르가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화이자와 MSD 모두 현재까지 제한적인 자료만 공개했기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화이자는 임상 시험에서 팍스로비드와 위약을 복용한 환자 모두 약 20% 정도의 이상 현상이 있었으며 이상 현상 대부분은 가벼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심각한 부작용은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의 약 1.7%, 위약 투여 환자의 약 6.6%에서 보고됐다. MSD는 몰누피라비르를 투여받은 환자의 12%, 위약투여자의 11%가 치료제와 관련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공개했다.

두 제품의 가격은 비슷하게 책정될 전망이다. 팍스로비드 가격과 관련해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고소득 국가들에 몰누피라비르와 비슷한 가격표를 붙일 전망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최근 MSD는 닷새 치료분에 700달러(약 83만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화이자도 선진국에는 이 가격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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