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간호에 지쳐 아버지 숨지게 한 40대, 2심서 집행유예 석방

박형빈 2021. 11. 6. 06:2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랜 시간 병간호를 하던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가 의식을 잃자 처음에는 의식을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 유형력을 행사하다, 심적 고통과 원망이 겹치면서 우발적으로 그 유형력이 가해진 부위와 정도가 상당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심 징역 7년→2심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서울법원종합청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오랜 시간 병간호를 하던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병든 부모를 홀로 보살폈던 남성의 사정을 참작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박연욱 김규동 이희준 부장판사)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41)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1993년부터 뇌졸중 후유증을 앓는 아버지 B(사망 당시 79)씨를 어머니와 함께 병간호했다. 2019년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후로는 3명의 형제자매가 있음에도 막내 A씨만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홀로 아버지의 수발을 들었다.

B씨의 병세는 지난해 급격히 악화했고, 결국 스스로는 거동도 할 수 없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검찰은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오랜 간호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지난 1월 1일 오후 자택 화장실에서 B씨를 폭행해 사망하게 했다며 존속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A씨는 범행을 부인했다. 사망한 아버지의 몸에서 조사된 골절과 내장 파열 등은 의식을 잃은 아버지를 살리려던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라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시 이미 아버지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자신의 행위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도 상해를 가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상해와 피해자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될 뿐 아니라 피고인도 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약 2주 전 지인들에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토로한 점, 평소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점 등을 고려할 때 범행의 동기도 있었다고 봤다.

다만 형량은 A씨가 다른 가족들의 외면에도 홀로 피해자를 전적으로 간호·수발한 점, 유족들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7년으로 정했다.

A씨는 2심에서도 유죄가 인정됐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법정 권고형의 하한보다도 낮은 형량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가 의식을 잃자 처음에는 의식을 회복시키겠다는 생각에 유형력을 행사하다, 심적 고통과 원망이 겹치면서 우발적으로 그 유형력이 가해진 부위와 정도가 상당한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binzz@yna.co.kr

☞ 최민수 교통사고 '쌍방과실'…상대는 구호조치않고 떠나
☞ 살인에 시신 100여구 능욕…병원직원 이중생활 충격
☞ 차 한 대에만 퍼부은 장대비… 신기한 영상 화제
☞ 윤석열 배우자 김건희, 공개석상 등판 언제?
☞ "성적목적" 여교사 화장실 몰카설치 학교장 결국 검찰로…
☞ 사위 대선후보 된 날 법정 출석한 윤석열 장모
☞ 4년 인질로 잡혀있다 풀려났는데…여자는 다시 말리로 향했다
☞ IMF 때 집 나가 사망처리된 여성, 24년만에 가족 만난 사연
☞ 가정폭력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오인해 남편 사살
☞ 윤여정 "무식하거나 용감해서 난 모험이 좋다"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