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황 누린 철강업계, 철강재·철광석 값 하락에 내년엔 '글쎄'

권오은 기자 2021. 11.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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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에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포스코(POSCO(005490))와 현대제철(004020)이 내년 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전방업체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름세를 이어가던 국제 철강재 가격이 중국을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제품가격 협상은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20조6370억원, 영업이익 3조1170억원을 기록했다. 2006년 영업이익을 공시한 이래 분기 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포스코는 올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74조1580억원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54조999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도 19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셈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현대제철 역시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8602억원, 영업이익 8262억원을 기록했다. 1953년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이다. 지난 9월 협력사 파업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과 판매량 모두 지난 2분기보다 3만9000톤, 49만8000톤가량 줄었지만 제품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적은 오히려 더 좋았다.

국내 철강사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중국이 철강 생산을 줄이면서 ‘저가 출혈경쟁’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은 7380만톤으로 최근 3년 중 가장 적었다. 이달 들어 중국 주요 제강사의 고로(용광로) 가동률은 77.1%로 지난달보다 2.2%포인트(P) 하락했다.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파란 하늘’을 보여주기 위해 당분간 감산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격 경쟁을 피하면서 제품 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현대차(005380)와 하반기 자동차 강판 가격을 협상한 끝에 톤당 10만원가량 올리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난 4월분부터 톤당 5만원을 올린 데 이어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다. 현대제철도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철근 가격과 H형강 가격을 이달 각각 톤당 2만8000원, 5만원씩 올렸다.

철강업계는 수급상황에 힘입어 2022년에도 실적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철강 수요는 올해보다 6% 성장할 것”이라며 “자동차 생산량은 올해보다 내년에 나아지고, 조선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재환 현대제철 전기로사업본부장은 “내년 주택 공급 확대가 예상돼 철근과 형강 모두 견조한 수요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국제 철강재 가격은 재고가 늘면서 주춤하는 모양새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열연 강판은 지난달 중순까지 5700위안(약 105만원)을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4620위안(약 85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에 거래됐다. 유통가 역시 일주일 만에 중국에서 새 7%, 유럽과 북미에서 1%가량 떨어졌다. 수요가 둔화세를 보이면서 재고가 쌓인 영향이다.

철강재 가격을 뒷받침했던 철광석 가격 역시 내림세다. 지난 3일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톤당 103.43달러다. 연초보다 65.2달러(39.4%) 하락했다. 지난 2일에는 톤당 95.77달러로 100달러선이 깨지기도 했다. 그나마 호주산 원료탄(강점탄) 가격이 400달러선을 지키고 있지만, 동절기가 지나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2022년 상반기부터 자동차 강판과 조선용 후판 등의 가격을 두고 철강업계와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업계의 샅바싸움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와 조선 등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올해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조정을 거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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