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흑점 개수가 조선 성쇠에 미친 영향

유석재 기자 2021. 11. 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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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힘

박정재 지음 | 바다출판사 | 352쪽 | 1만8000원

태양의 흑점 수가 적은 시기를 ‘극소기’라고 한다. 이 시기 지구에는 기상이변과 화산 폭발, 흉작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1670년과 1671년 조선에서 일어난 ‘경신대기근’은 몬더 극소기(1645~1715)의 한복판이었다. 그런데 이 극소기와 다음 극소기 사이 상대적으로 기후가 좋았던 기간(1715~1790)은 ‘조선의 중흥기’라 일컬어지는 영조와 정조 시대(1724~1800)와 대체로 일치한다. 반면 홍경래 난을 겪은 순조의 재위 기간(1800~1834)은 그다음 극소기인 돌턴 극소기(1790~1830)와 거의 겹친다.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인 저자는 20년 넘게 한반도 고(古)기후를 연구한 전문가다. 그는 인류의 진화에서 조선 왕조의 흥망성쇠까지 기후가 어떻게 사람과 문명에 영향을 미쳤는지 ‘빅 히스토리’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환경 결정론적 시각이라고 도외시하기엔 그 부침(浮沈)이 예사롭지 않은데, 지구온난화의 속도가 만만찮은 현재를 생각해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각성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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