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라는 물음표 허용할 때 사회는 진보한다

권이선 2021. 11. 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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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관심과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한다.

무수한 기술 발전과 같은 인류 문명은 인간이 호기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은 결과다.

신간 '질문 빈곤 사회'의 저자는 질문은 모든 변혁의 출발점이자 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열쇠임을 일깨워준다.

올바른 질문이 없다면 나와, 내가 속한 이 사회에 발전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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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순/행성B/1만8000원
질문 빈곤 사회/강남순/행성B/1만8000원

질문은 관심과 호기심으로부터 출발한다. 무수한 기술 발전과 같은 인류 문명은 인간이 호기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질문하기를 멈추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예(禮)’가 미덕으로 여겨온 한국에서 질문은 종종 금기가 된다. 학생들은 선생에게, 아이들은 부모에게, 종교 공동체에서 구성원들은 지도자에게, 직원은 상사에게, 국민은 정치가들에게 자유로운 질문이 허용되지 않는다. 비판적 질문을 던진다면 공동체를 어지럽히는 국민, 질서를 무시하는 직원, 신앙이 부족한 교인, 버릇없는 아이로 낙인 찍힌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질문을 하는 법을 알지 못하고 누군가의 질문을 도발로 받아들인다.

신간 ‘질문 빈곤 사회’의 저자는 질문은 모든 변혁의 출발점이자 진실을 들여다보게 하는 열쇠임을 일깨워준다. 올바른 질문이 없다면 나와, 내가 속한 이 사회에 발전은 없다는 것이다. 동물적 ‘생존’을 넘어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결국 ‘질문한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저자의 이 같은 생각은 책의 부제 ‘나는 질문한다, 고로 존재한다’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나쁜’ 질문은 오히려 독이 되기도 한다. 나쁜 질문은 단순한 ‘예’ ‘아니오’ 식의 답을 요구하거나 질문 자체가 잘못된 전제를 기초로 구성된다. 더 이상의 사유나 성찰을 하도록 초대하지 않는 질문들이다.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선행돼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금’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다. 그 비판적 성찰은 기존의 현실에서 무엇이 결여돼 있고, 무엇이 변화돼야 할 문제들인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특정한 사안들에 대해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모든 변화의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 책은 저자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가짜뉴스와 선동정치, 그들과 연합한 종교를 들여다보며 ‘사유’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진실과 사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질문은 사유하는 주체가 되는 과정이다. 자신의 삶에 대해 질문하지 않으면 특정 정치인·종교인과 같은 소위 전문가들에게 선동될 뿐이라는 설명이다. 표면적으로는 민주주의 사회일지라도 내면에는 전체주의의 덫이 드리운다는 것.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여러 문제를 들여다본다. 그 속에는 항상 사람이 있다. 정치 선동에 동원된 사람과 동원하는 사람, 혐오의 대상이 된 사람과 혐오하는 사람,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와 그들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불의에 맞서는 정책가들과 조용히 희망을 이끌어가는 소수의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 속에서 독자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가’란 근원적 질문과도 맞닥뜨리게 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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