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 기후 위기 되돌릴 '희망의 처방전'

조성민 2021. 11. 6.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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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임계점 10년 뒤 도달
기후 대응 의지 없이 '팔짱' 여전
브랭제 "기후 변화 주범 '먹거리'
고통 없이 즐기는 채식 실천해야"
홀트하우스, 공생의 미래상 제시
"인류간 돌봄 통한 종말론 극복을"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운데)가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글래스고에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린 가운데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집회에 참석한 모습. 툰베리 등 청년 환경운동가들은 세계 지도자들이 지구 온난화 문제와 관련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을 비판했다. 글래스고=AP뉴시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레시피/브누아 브랭제/지은희 옮김/착한책가게/1만5000원
 
미래의 지구/에릭 홀트하우스/신봉아 옮김/교유서가/1만6800원
 
“우리는 진정 우리의 생활 방식을 철저히 뜯어고칠 의지가 있습니까? 바로 그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아니면 우리는 지금의 방식을 되풀이하면서 에너지든 그 무엇이든 점점 더 많은 양을 요구하다가 결국 질식으로, 팬데믹으로, 기근으로 죽음에 이르고 말까요?”(첫 번째 ‘지구의 날’, NBC 사회자 휴 다운스, 1970년)

기후 위기. 최근 몇 년 사이 각종 매체에서 수없이 반복된 말이다. 과학자들이 이처럼 경고를 쏟아내는 이유는 지구 온난화가 이미 임계점에 가까웠기 때문이지만, 우리의 일상은 여전히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수십 년 전 우리가 매우 위험한 경로를 택했음을 알고 있었다고 요한 록스트룀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소장은 강조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환경 연구기관 중 하나로 ‘IPCC(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를 탄생시킨 곳이다.

IPCC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설 경우 우리가 마주해야 할 것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우리에게 닥쳐올 위험은 지구상 모든 열대 산호초가 파괴되거나,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으로 인해 해수면이 10m 이상 상승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예견된 이런 현상들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지구 온도 1.5도 상승은 일종의 도미노 효과를 일으킬 것이며 온난화는 온난화를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로 지구 온도는 이미 1.1도나 높아진 상태다.

쉽사리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레시피’의 저자 브누아 브랭제는 서문에서 우리가 왜 당장 지금의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하는지 조금 더 쉽게 설명한다.

브누아 브랭제/지은희 옮김/착한책가게/1만5000원

“놀라운 우연의 연속, 사슬처럼 맞물린 행운과도 같은 원인과 결과, 그리고 믿기조차 힘든 어떠한 작용 덕분에 먼지와 자갈의 집합체인 이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행성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기적을 경험하고 있지요.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기적에 익숙해져 갑니다. 그러다 어느 주말이나 여름 휴가철, 태양 빛으로 물든 물가에서 수영을 하다가 혹은 숲 내음 가득한 오솔길을 지나 깊은 산속에 들어서는 순간 문득 경이로움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눈을 떠 주위를 둘러보세요. 자연이 자아내는 장관은 놀랍습니다. 또 망가지기도 쉽지요.”

산불과 폭우, 폭염 등 각종 이상 기온으로 이미 지구가 망가져 가고 있다는 현실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현상들이 지닌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했다. 이어 지구 온난화가 임계점에 이르지 않도록 우리가 방향을 전환하는 데 남은 시간은 단 10년이며 인류는 지금껏 당연시해왔던 생활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그중에서도 기후 위기의 가장 큰 주범(원인의 약 23%)이면서 동시에 문제 해결의 관건이자 명확한 방법인 먹거리를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누구나 음식의 소비자인 우리가 생활 속에서 올바른 선택만 한다면 그 파급력을 통해 기후 위기의 심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실현 가능한 답을 담아낸 이 책은 그 전환의 길이 고통스럽기보다는 입맛을 돋우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영양학자가 들려주는 채식과 건강 이야기, 제로 웨이스트 요리의 선구자 프랑수아 파스토의 요리 철학, 고기 없이도 최고급 요리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알랭 뒤카스 등 생생한 인터뷰를 함께 담아냈다.

에릭 홀트하우스/신봉아 옮김/교유서가/1만6800원

변화가 가능하다면 희망은 있다. 기후 위기에 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최초의 책이라는 ‘미래의 지구’의 저자 에릭 홀트하우스는 기후변화와 그 여파를 되돌리기 위한 희망의 30년 미래 서사를 썼다. 책은 2020년부터 2050년까지 10년 단위로 인류가 기후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종말론적인 시선에 그치지 않고 미래학자, 기후학자, 생물학자, 경제학자, 기후변화 운동가와 나눈 인터뷰를 통해 지구와 인간 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미래상을 보여준다.

이 책은 기후 위기가 지구와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만 국한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청사진을 보고 싶거나 기후 우울증으로 회의감에 빠진 이들에게 필요한 처방전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단순히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다시 서로를 돌보는 법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힘을 합쳐 변화를 이뤄냈을 때 다가올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를 그려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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