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주부' 팔로워 41만명.."주부의 마음으로 소통하죠"
제2 전성기 맞은 희극인 정종철
‘옥동자’ ‘마빡이’로 유명했던 정씨는 최근 10년간 ‘옥주부’로 활동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옥주부(옥동자+주부)’는 SNS 플랫폼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 ‘okdongja1004’ 계정에서 그의 별칭이다. 5일 기준으로 옥주부의 팔로워 수는 41만1000명. 옥주부는 이 계정의 팔로워들을 ‘내 사람들’이라고 부른다. 온라인으로 만났지만 진짜 이웃처럼 신뢰하는 사이기 때문이다.
“제가 만든 냄비 받침을 판매했을 때 설정을 잘못해서 가격에 택배비가 포함됐어요. 팔릴수록 손해인 상황인데, 그때 팔로워들이 ‘옥주부가 실수한 거니까 취소하자’는 댓글과 함께 자발적으로 취소를 했죠. 그 진심에 감동해서 그때부터 ‘내 사람들’이라 불러요.”
방송인이었던 그가 요즘 인플루언서로서 돈 벌기 제일 좋다는 유튜브를 안 하는 것도 인스타에서 만난 ‘내 사람들’과 의리를 지키며 돈독해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책과 영상의 차이랄까요. 유튜브는 소통의 개념보다는 스피커라는 개념이 더 강한 것 같아요. ‘내 사람들’이 뭔가 상상할 기회를 안 주죠. 불필요한 장면이 많고, 정보가 어디쯤 있는지 찾기도 어렵고. 집안일로 바쁜 주부들에게는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해요.”
“요리 전문가들의 노하우대로 좋은 재료 써서 육수 만들고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음식 만들면 맛있겠죠. 하지만 평범한 주부가 과연 그렇게 요리에만 전념할 시간이 있을까요? 주부는 모든 걸 다 잘 해내는 슈퍼맨이 아니에요. 그래서 빠르고 맛있게 요령껏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알려주는 거예요.”
그의 요리 레시피들은 휴대폰으로 보는 인스타 창 안에서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다. 그만큼 간단하고 쉽다. 광고나 PPL과 무관하게 조미료를 이용하는 것도 주부의 입장을 고려한 방법이다.
가끔은 아내의 마음을 살피는 남편으로서 쓴 짧은 글을 인스타에 올리기도 한다. 지난 8월에는 육아·가사노동 등 집안일에 무심한 남편들 좀 보라고 “당신의 짝꿍은 쉬는 날이 없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이렇게 살아라’ 충고하려는 목적이 아니에요. 그저 ‘저는 이렇게 살아보니 행복하고 좋더라고요’ 알려주는 거죠. 짝꿍의 입장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정씨 또한 잘 나가는 연예인으로서 밖에서 돈 벌어오는 것만으로 모든 걸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무심했다. 2011년 어느 날 세 자녀를 출산하고 산후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던 아내는 출근하는 정씨의 가방에 서늘한 편지 한 장을 넣어 놓았다.
‘돈도 내가 벌고, 퇴근 후 집에서 설거지까지 내가 해야 하느냐’며 투덜거리는 ‘퐁퐁남’과 여성혐오로 똘똘 뭉친 찌질한 남성들의 ‘설거지론’이 지난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였다〈중앙일보 11월 4일자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참조〉. 그런 점에서 옥주부의 10년 전 선택은 현명했다. 한 집에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을 식구(食口)라고 한다. ‘뭘 먹을까’ 이 별 거 아닌 고민에 진심을 다하고 소통하기. 옥주부, 이 남자가 현명한 남편·인플루언서로 사는 방법이다.
■ 5개월 만에 20㎏ 감량, 비법은 천천히 소식
「 정종철씨는 10년 전 25kg을 감량하고 식스팩을 자랑하는 몸짱 스타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옥주부’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음식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었기에 80kg까지 몸이 불었다. 이에 지난 4월 말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5개월 만에 20kg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10년 전과는 방법도 달랐다. 운동은 1주일에 1회 약 40분 정도만 하는 것으로 끝. 그는 이번 다이어트 전략을 묻자 “위장 사이즈 줄이기”라고 답했다. 한 끼 식사할 때마다 소식하고, 그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다.
아침에는 우유 150ml, 프로틴 1스쿱, 두유 1봉지, 미숫가루 1/2숟가락, 스테비아(설탕 대체품) 1/3숟가락을 섞어 먹었다. 저녁에 잠들기 전, 이 레시피대로 야참을 먹는다. 점심·저녁에는 아이들 식사를 직접 차려줘야 하기 때문에 먹고 싶다는 것을 가리지 않고 해주고, 함께 먹지만 본인은 탄수화물은 먹지 않았다. 저염식을 위해 찌개·국은 국물 없이 건더기만 먹었다.
“제일 중요한 건 천천히 먹기에요. 식사 때 젓가락만 사용하는데 음식물을 입 안에 넣고 30번 씹는 동안은 젓가락을 테이블에 매번 내려놓죠. 젓가락을 손에 쥐고 있으면 다른 음식을 잡고 싶어서 마음이 급해지니까요. 또 하나의 원칙은 함께 밥 먹는 사람 중 2등으로 식사를 끝내는 거예요. 그럼 언제나 적게 먹을 수 있죠.”
식사 후 물·음료수는 30~40분 뒤에 마시는 것도 정씨의 비법 중 하나다. 식사 후 바로 물을 마시면 소화에도 이롭지 않고, 위장 사이즈를 더 늘리기만 할 뿐이기 때문이란다.
」
서정민 기자/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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