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 필요 땐 김대중 정책·박정희 정책 안 따져야"

곽희양·탁지영 기자 2021. 11. 5. 21: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윤석열 후보 선출된 날 대구 찾아 경북대·서문시장서 “청년·민생”
“한쪽만 일방적으로 지지한 결과가 행복하셨나…대구는 발전했나”

“영남 국민은 합리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시민과 상인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57)가 5일 첫 지역 유세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한쪽만 일방적으로 지지한 결과가 행복하셨느냐. 대구가 발전했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날 보수야당의 핵심 지지 지역을 찾아 ‘맞불’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4시30분쯤 대구 서문시장에 도착했다. 시장 입구를 가득 채운 인파 중 일부는 “이재명 대통령”을, 다른 일부는 “이재명 물러나라”를 각각 외쳤다. 이 후보는 온누리상품권으로 견과류 값을 계산하고, 시민들이 건넨 귤을 먹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에 “ ‘함께하는 세상’을 서문시장에서 열어가겠다”고 적었다.

이 후보는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며 “왜 사람들의 삶이 나빠질까 자주 생각하는데, 답은 불균형 때문”이라며 “수도권은 미어터지고 지방은 소멸 위기를 겪는 문제 때문에 성장의 길도 막히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 시민들이 버는 돈을 대구에서 쓸 수 있게 하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소상공인 매출도 늘어난다”며 “정부가 삭감한 (지역화폐) 예산을 많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진보세력은 성장을 등한시한다’는 통념을 언급하며 “김대중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좌우 따지지 말고 국민들한테 필요한 것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는 경북대학교 인근 식당에서 고등학교 졸업 후 회사원으로 일하다 불치병으로 퇴사한 백명수씨(25)와 오찬을 했다. 백씨는 지난 7월 이 후보가 대구의 전태일 열사 생가를 방문할 당시 ‘나도 대통령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글이 적힌 팻말을 들었다. 이 후보는 “전태일 열사가 ‘대학생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제가 친구는 해줄 수 있는데, ‘대통령 친구’가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백씨는 “꼭 대통령 친구가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경북대에서 열린 ‘학생들과의 대화’에선 균형 성장론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대구가 개혁의 본거지였음을 강조하며 “군사정권이 수립되고 (지역)갈등을 만든 다음 독재정권을 유지해온 게 현실”이라며 “그게 뿌리가 돼서 정치 편향이 발생했다. 한쪽만 일방적으로 지지한 결과가 행복하셨느냐. 대구 경제가 좋아졌느냐. 대구가 발전했느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정희 정권에 대해 “(당시) 불균형 성장 전략을 취했고, 성장의 과실을 특정 소수가 누렸다”며 “거기다가 사람 잡아다 물고문하고 때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소수만 혜택보는 방식이 아니라, 모두에게 기회가 공평하게 가는 것이 내가 지향하는 성장 정책”이라고 했다.

이 후보가 대구를 첫 유세지로 택한 것은 외연 확장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구는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던 지난 총선에서 단 한 곳도 얻지 못한 지역이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표심에 대해 “영남지역 국민들이 합리적이고 수준이 높기 때문에 대구·경북의 삶을 개선하는 데 누가 성과를 낼지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희양·탁지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