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승리 위해 백의종군" 원희룡 "기꺼이 원팀 되겠다"
[경향신문]
‘7.47%와 3.17%.’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본경선 결과가 발표된 5일 받아든 성적표다. 출마선언문의 “잘사는 대한민국, 강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유승민),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되돌려놓겠다”(원희룡)는 목표는 결국 현실화하지 못했다.
경선 결과 발표 후 유 전 의원은 “경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한다”면서 “오늘부터 국민의힘 당원 본분으로 돌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기꺼이’ 윤석열 후보와 원팀이 되겠다. 대선에서 승리하고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그 어떤 역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인 유 전 의원은 ‘경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재난지원금 지급 확대, 음식점 총량제 등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제정책에 반대했지만 비판에 여야가 따로 없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대통령이 추진한 ‘창조경제’를 비판하고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저격했다.
‘소신파’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었다. 여론에 이름은 알렸지만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당내 입지가 험악해졌다. 그 결과 출신지이자 ‘보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대신 ‘합리적 보수’로 불리며 중도층의 호감을 받았다. 유 전 의원은 경선에서 “중도층에서 ‘아 저 정도면 좋다’고 생각하는 후보를 내세워야 겨우 이긴다”고 보수층에 호소했다. 하지만 7%의 벽에서 멈췄다. 두 번째 고배다. 2017년 치러진 19대 대선에서 그의 득표율은 6.76%였다.
원 전 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이후 ‘대장동 1타 강사’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하며 공격적 면모를 보였다. 제주지사 경력도 주목받았다. 행정가 경험이 대통령직 수행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였다. 원 전 지사 스스로도 “정치인이자 행정가”라는 말을 즐겨 했다.
하지만 당내 다른 후보와의 4자 경쟁구도에서는 내내 힘을 쓰지 못했다. 3~5% 박스권에 갇혀 줄곧 4등에 머물렀다. 공격수 이미지는 윤 전 총장과 겹치고, ‘개혁보수’ 소신은 유 전 의원과 차별성이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내 소수파인 두 주자가 활약하기엔 정치적 상황이 엄혹했다는 평가도 있다. 보수층의 정권교체 열망이 큰 만큼 대선 득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은 후보에 표가 몰렸다는 것이다.
조문희·박순봉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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