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시한폭탄 'D-1개월' 째깍째깍..중국산 대안 정말 없나

문창석 기자 2021. 11. 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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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요소 재고 11월 말 소진..12월 '물류대란' 우려
당장은 타 국가서 수입..앞으론 국내 생산 지원 필요
요소수를 구입하려는 한 차량이 4일 오후 경기 부천시 한 요소수 제조업체 출입문에 서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재고가 바닥나는 다음 달부터 화물차가 일제히 멈추는 '물류대란' 가능성이 제기된다. 당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수입선 확보와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도 추진되고 있지만, 이는 미봉책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국내 생산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요소수 제조업체들이 보유한 요소의 재고는 이달 말에 모두 소진될 예정이다. 아직은 재고로 요소수를 생산하고 있지만, 다음 달에는 시중에서 새 요소수 제품을 찾기 힘들 전망이다.

석탄·나프타·천연가스에서 만들어지는 요소는 경유 차량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요소수의 원료로 쓰인다. 현재 국내에서 경유 차량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기에 요소수도 필수 품목이다. 이 요소수가 없으면 경유 차량은 시동이 걸리지 않는 등 정상적이 운행이 불가능하다.

지난 1일 한 중고물품 거래 온라인 카페에 일반 소비자 가격이 10리터(ℓ)당 1만2000원 수준인 요소수 10리터 제품이 10만원에 올라온 모습(네이버 중고나라 캡처). © 뉴스1

현재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97.7%(올해 1~9월 기준)를 중국산에 의존하는 상황인데,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하면서 12월부터 국내 화물차 운행 중단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이는 화물차뿐만 아니라 디젤 연료를 쓰는 버스와 레미콘·소방차·포클레인 등 특수차량도 마찬가지다.

현재 화학업계는 단기적인 대안으로 인도네시아·일본·러시아·중동 등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 수입선을 찾고 있다. 정부도 요소수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철강·시멘트·화력발전 등 요소수를 사용하는 다른 업계에서 사용하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런 대안들이 성공하면 당장의 불은 끌 수 있다.

다만 산업용 요소수 전환은 미봉책이고, 수입선 마련에는 적잖은 시일이 소요돼 물류대란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타 국가에서도 요소의 수요가 몰려 수출이 어렵고, 수입이 가능하다 해도 국내까지 들여오는 데는 수개월의 공백이 불가피해 그동안의 물류대란은 피할 수 없다. 산업용 요소수의 차량용 전환도 농도·순도를 정확하게 정제해야 한다는 난제가 있으며, 이를 해결한다 해도 결국은 철강·시멘트 등 타 산업에서도 모자란 요소수를 넘겨주는 것이기에 다른 산업에 피해를 전가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의 텅 빈 요소수 진열장에 요소수가 1인 1개 구입 팻말이 붙어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중장기적으로는 중국만 쳐다보고 있는 현재의 요소 수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좀 더 비싸더라도, 현재 97%에 해당하는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국가들로부터 수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소를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실 요소는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생산하는데,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아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실제로 2000년대만 해도 국내에서 다수 요소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제품에 밀리면서 2010년 이후부터 줄줄이 생산을 중단한 게 지금의 사태를 불러왔다.

업계는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생산 단가에서 중국에 밀린 만큼, 정부가 요소를 전략물자로 간주해 국내 생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요소를 만들수록 적자인데, 그럼 어느 기업이 만들겠나"라며 "좀 비싸게 생산하더라도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나 세금 혜택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지금 당장 생산설비를 갖추기 시작해도 실제로 요소를 대규모로 생산하기까지 약 2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정부는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날부터 청와대 내 비서관실이 공동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요소수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일일 비상점점 체제로 운영되며, 경제·산업·국토·농해수·기후환경·외교 등 관련 분야별로 대응 계획을 논의한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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