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내전 발발 1년..국제사회 "전쟁 중단하라" 한목소리
[경향신문]
아프리카와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발발 1년을 넘긴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북부 티그라이 지역 반군이 이번 주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향해 진격한 후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대한 미국 특사인 제프리 펠트만은 군사 작전을 중단하고 휴전을 시작하도록 압박하기 위해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했다. 아프리카연합(AU)의 무사 파키 마하맛 집행위원장은 자신이 펠트만 특사를 만나 대화와 분쟁의 정치적 해결을 향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동아프리카 정부간 개발기구(IGAD)도 정전을 촉구하고 있다. 우간다의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에티오피아 내전을 논의하기 위해 IGAD 회의를 오는 16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도 성명에서 “내전 당사자들이 모두 무기를 내려놓고 평화의 길을 찾으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전날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얘기를 나눴다”며 “대화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은 3일 티그라이 내전 발발 1주년을 맞아 에티오피아 국가인권위원회와 공동 발간한 보고서에서 “모든 내전 당사자가 전쟁범죄에 해당하는 극단적 잔학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책임자들에 대한 단죄를 촉구했다.
아비 행정부는 호전성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날 티그라이 반군과 싸움을 생사를 건 “실존적 전쟁”이라면서 계속 싸우겠다고 밝혔다. 티그라이 반군은 전날 수도로부터 325㎞에 있는 암하라주의 케미세 타운까지 진주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전은 지난해 11월 3일 지역 집권정당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측이 연방군 캠프를 공격하자 아비 총리가 소탕전을 지시하면서 촉발됐다. 에티오피아 정부군은 한 달 내 티그라이 주도 메켈레를 장악했으나 올 6월 말 전세가 역전돼 TPLF가 메켈레를 비롯해 티그라이 지역 대부분을 되찾고 전선을 인근 암하라와 아파르주까지 확대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티그라이에서 일방적으로 철수한 뒤 구호물품의 티그라이 반입을 차단하는 등 사실상 인도주의 봉쇄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유엔과 미국으로부터 받고 있다. 아비 총리는 인접국 에리트레아와 해묵은 국경분쟁을 종식한 공로로 2019년 노벨평화상을 탔다. 그러나 이번 티그라이 내전에 TPLF와 국경분쟁 당시 숙적관계인 에리트레아군을 끌어들여 비난을 샀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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