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세포' 안보현 "똥차 구웅 욕먹을 만했죠, 저도 답답했어요"[EN:인터뷰①]

황혜진 2021. 11. 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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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황혜진 기자]

배우 안보현이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 촬영을 마무리한 소회를 밝혔다.

안보현은 10월 30일 종영한 '유미의 세포들'에 게임 개발자 구웅 역으로 출연했다. 안보현은 원작 웹툰 속 구웅의 외관부터 감정선까지 다방면에서 100%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김유미 역의 배우 김고은과 함께 풋풋한 로맨스 연기를 펼쳐 숱한 시청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았다.

안보현은 11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웹툰을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 개인적으로 걱정도 되고 시청자 분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고 응원해 주셔서 재밌게 잘 끝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원작 인기가 높은 만큼 구웅이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컸다. 안보현은 "부담감이 상당히 컸다. 원작 팬들이 많아 부담이 많이 됐고 잘 해낼까 걱정도 됨과 동시에 도전이었다.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다른 작품에 비해 제 동생이 더 좋아해 줬어요. 동생이 좋아해 준 거면 말 다 한 거죠.(웃음) 이 일을 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는 친구인데 '유미의 세포들'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굉장히 놀라며 '오빠 큰일 났다'고 했어요. 원래 서로 무뚝뚝하고 감정 표현이 서투른 편이거든요. 전 동생이 웹툰을 좋아하는지도 몰랐어요. 동생, 어머니와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이 있는데 나중에 에피소드적으로 슬프고 웃긴 게 나올 때마다 자기가 알던 오빠의 모습이 아니니까 '이게 되네?'라고 말하더라고요. '배우는 배우인가 보다', '오빠로 안 보이고 구웅으로 보여서 좋다'라는 칭찬도 받았어요. 동생뿐 아니라 가족, 측근까지 그렇게 말해준 것에 대한 뿌듯함이 있었죠."

극 중 연인 유미보다 자기 자신을 우선순위 1순위로 두고, 유미가 질투하는 걸 알면서도 '여사친'(여자 사람 친구) 서새이(박지현 분)와 확실하게 거리를 두지 못하는 구웅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기 충분했다. 특히 유미가 늦은 시간 구웅의 집에 찾아온 서새이와 마주치는 장면, 구웅이 추러스를 먹고 싶다는 유미에게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고 말하는 신 등은 깊은 한숨을 유발했다.

안보현에게도 구웅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 캐릭터였다. 안보현은 "실제로 그런 친구가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런 친구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대본을 받고 웹툰을 받았을 때도 이렇게 답답한 친구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이렇게 표현을 못하면 아무리 착한 유미라도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어 "일단 드라마적인 요소가 있다 보니까 웹툰보다 좀 더 서사를 만들어 사랑의 아픔이 있다거나 그러지 않을까 상상하며 연기했다. 나도 겉으로 속마음을 잘 표출하지 못하는 편이다. 아픔이나 상처가 있어도 누구에게 말하며 풀기보다 혼자 이겨내는 편, 안 되더라도 묵묵히 갖고 있는 편인데 그런 면에서 웅이와 오버랩된 부분이 있었다. 웅이 마음을 이해했기에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사실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많았죠. 연애 관련 신에서 저랑 오버랩되는 부분은 없었어요.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던 건 유미에게 답장을 'ㅇㅇ' 보낸다거나 하는 태도였어요. 그건 상대가 이성, 동성을 떠나서 톤 앤 매너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보내는 건 좀..(웃음) 이건 진짜 욕 들을 만하다는, 이건 진짜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무성의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대본 보면서 그 장면은 연기하기 싫었어요. 슬리퍼 신고 소개팅 나가는 것들도.(웃음)"

실제 연애 스타일은 구웅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안보현은 "연애할 때 새이처럼 '여사친'이 있었던 경우는 없었는데 만약 있었다고 하더라도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고 말할 것 같다. 나도 절대 용납 못한다. 그건 너무 싫을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은 너무 유미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같다. 구웅은 큰 사건으로 이어지길 바라지 않아 그랬다고는 하지만 연애관이 문제인 것 같다. 일단 난 그런 관계를 만들지 않을 거다. 그런 건덕지 자체를 만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일련의 장면에서 구웅을 손가락질한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안보현이 호연을 펼쳤다는 방증이다. 안보현은 "시청자 분들이 구웅을 '똥차'라고 불렀는데 나도 처음에 웅이를 연기할 때는 이런 점들이 지질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연기를 하다 보니까 나름대로 팔이 안으로 굽더라. 얘가 하는 실수를 보듬어주고 싶고 분명 사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배우로서는 캐릭터를 보듬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욕먹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구웅의 우선순위는 유미가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할 것을 예감한 뒤 바뀌었다. 안보현은 "그건 '찐'이었다. 그때쯤 웅이화 돼 있었다. 대본을 보고 너무 슬펐다. 대본을 보고도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대본 읽고 '네가 이렇게 연기할 거 생각하니까 너무 슬프다'고 했다. 연기할 때 나 또한 정말 슬펐다. 컷을 할 때마다 김고은 배우와 '야 이거 너무 리얼인데'라고 이야기했다. 리얼로 남녀가 연애하고 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선 공개 보고 나서 '봤냐'고, '진짜 슬프다'고 하더라"고 회상했다.

"저도 연기할 때 웅이가 된 느낌이었어요. 볼 때는 시청자 느낌으로 봤지만 연기할 때는 진짜 진심으로 했어요. 이별하는 장면에서 원래 여기까지는 글썽거리면 안 되는 상황이었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어요. 사실 이별이라는 중요한 타이밍에 카드를 뒤집는 게 말이 안 되는데 막상 연기하니까 정말 슬프더라고요."

구웅에게는 자기 자신이 1순위였지만 안보현에게는 가족이 1순위다. 사람 안보현의 우선순위 관련 질문에 그는 "난 아니고 가족이 1순위인 것 같은데 사실 가족한테 뭘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돈도, 명예도 1순위는 아닌 것 같다. 고향에 계신 엄마나 동생, 할머니 등 가족을 내 1순위로 두고 그 뒤에 날 두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가족이 유독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털어놨다. 안보현은 "IMF 터지기 전에 잘 살았던, 단단한 가족이었다. 같이 살고 되게 풍요롭지는 않았으나 다 같이 식사한 기억들도 있었는데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고 나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내가 잘돼서 돌아가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지 1순위는 가족이 된 것 같다. 장남이라 책임감도 생기고 가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어릴 때부터 선택을 할 때 가족을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금도 가족이 뿌듯하고 고맙다는 말보다 미안하다는 말을 많이 해 줘요. 미안함을 많이 없애려고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큰 원동력도 가족이에요. 저한테는 서울이 타지거든요. 연고 없는 곳에 혼자 올라왔는데, 좋아하는 일이 연기니까 계속 열심히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드는 것 같아요."(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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