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고 짠하고 쓸쓸한 위로..영화 '장르만 로맨스'

한미희 2021. 11. 5. 0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웃기고 짠하고 쓸쓸한 것이 적당히 위로가 된다.

배우 조은지의 장편 연출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 안에 '관계'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섬세하고 선한 시선이 담겼다.

사극이나 장르극에서 무게를 잡아 온 류승룡은 힘을 빼고 도전한 일상 연기가 어려웠다고 하지만, 얽히고설킨 관계의 한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각자 다른 배우들과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조은지 장편 연출 데뷔작
영화 '장르만 로맨스'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웃기고 짠하고 쓸쓸한 것이 적당히 위로가 된다. 배우 조은지의 장편 연출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의 외피 안에 '관계'를 바라보고 고민하는 섬세하고 선한 시선이 담겼다.

친숙하면서도 부족한 듯 매력적인 인물들이 복잡하게 꼬인 관계 속에서 허우적대다 서로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만, 한 뼘쯤 성숙해지며 다시 보듬는 과정에서 과하지 않은 웃음과 페이소스를 만든다.

7년째 슬럼프를 겪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현(류승룡 분)은 되는 일이 없다.

후배는 어느새 부커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데 출판사와 약속한 마감 날짜가 다가오도록 원고는 써지지 않고, 절친한 친구지만 닦달도 아끼지 않는 출판사 대표 순모(김희원)의 잔소리도 피할 길이 없다.

유학 가 있는 딸과 현처, 고3 아들과 전처 양쪽으로 양육비는 뭉텅뭉텅 빠져나가고 있고, 혼자 남은 아파트에는 글을 쓰지 못한 시간만큼 술병과 잡동사니, 먼지가 쌓여가고 있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뒤늦게 혹독한 사춘기를 맞은 아들 성경(성유빈) 때문에 전처 미애(오나라)를 자주 만나다 보니 잠시 실수할 뻔하다가 그 장면을 성경에게 들키는 바람에 아들과의 관계 개선은 더 요원해져 버렸다.

자신의 잘못으로 오랜 친구와의 관계는 틀어져 버렸는데 그 자리에서 만난 대학생 유진(무진성)이 습작을 봐 달라며 불쑥 다가와 받아들일 수 없는 고백까지 내뱉고는 그의 수업 강의실에 앉아 빤히 바라보고, 현은 줄행랑을 친다.

엄청난 위약금과 양육비의 압박에 벼랑 끝까지 몰려 어쩔 수 없이 읽게 된 유진의 습작은 잠들었던 현의 감각을 깨우고, 유진에게는 단단히 선을 그은 채 공동 집필을 제안한다.

현 몰래 비밀 연애를 이어오고 있는 순모와 미애가 출장을 핑계로 휴가를 떠난 사이, 성경은 종종 마주치는 '동네 아줌마' 정원(이유영)과 어울린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관계는 꼬여버렸지만, 기본적으로 선하고 조금씩 부족한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오해하고 상처를 주고받는 평범한 인물들이기에, 누구에게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을 법하다.

꼬이고 꼬인 관계의 한가운데서 좌충우돌하는 현은 어설프고 짠하지만 미워할 수 없고, 눈물도 정도 많은데 애교와 질투까지 겸비한 순정남 순모는 응원할 수밖에 없다.

전 남편에게는 분노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현 애인의 과도한 꼼꼼함은 넉넉하게 품어주는 미애나, 진심을 숨기지 않고 도망가지 않는 용기로 나아가는 유진은 단단하게 빛난다.

사극이나 장르극에서 무게를 잡아 온 류승룡은 힘을 빼고 도전한 일상 연기가 어려웠다고 하지만, 얽히고설킨 관계의 한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각자 다른 배우들과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준다.

1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NEW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ihee@yna.co.kr

☞ 배우 최민수, 이태원서 오토바이 운전 중 교통사고
☞ '집 밖에선 볼일 못 본다'…공중화장실 공포증?
☞ 윌 스미스의 깜짝 고백 "어릴 때 아버지 폭력에 시달렸다"
☞ 모텔·항아리 속 수상한 물건…알고보니 보이스피싱 번호 변조기
☞ "비트코인으로 첫 3개월치 월급 받겠다"…시장의 폭탄 발언
☞ 버스서 잠든 여성 성추행 60대…승객들이 잡았다
☞ 캠핑서 실종된 4살 여아…47㎞ 떨어진 집 수색했더니
☞ 옛 일본인 농장 금괴 2t 매장설 실체는…광복회, 수사의뢰
☞ 치킨에 딸려오던 '미니 콜라' 어디갔나…소형캔 수급차질
☞ 콘돔착용 약속 어기면 성폭행? 캐나다 대법원판결 주목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