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만 로맨스' 고것 참 당돌하네 [편파적인 씨네리뷰]

[스포츠경향]

영화 ‘장르만 로맨스’ 공식포스터, 사진제공|NEW

■편파적인 한줄평 : 류승룡 끌고, 무진성 밀고

당돌하고 앙큼하다. 서툴게 ‘사랑’을 써내려가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붙는다. 사람 사이 ‘관계’와 갈등, 그리고 사랑을 통통 튀게 담아낸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다.

‘장르만 로맨스’는 7년째 단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류승룡)이 천재 작가지망생 ‘유진’(무진성)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현을 둘러싼 여러 인간 군상들이 얽히고 설키며 한바탕 흥미로운 소동극이 벌어진다.

독특하다. 김현과 전처 ‘미애’(오나라), 친구 ‘순모’(김희원), 그리고 ‘유진’ 사이 묘한 사각관계로 갈등을 쌓아가는데 질척거리지 않는다. 굉장히 유쾌한 리듬이라 부담스럽지 않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빵빵 터지는 코미디를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으나, 드라마 자체에 힘이 있어 ‘피식’거리며 보는 맛이 나쁘지 않다.

캐릭터 면면부터 갈등을 풀어가는 방식도 기존 드라마물과는 조금 다르다. 감독에 도전한 배우 조은지의 색이 그대로 묻어있다. 능숙하거나 유려하진 않지만 덜컥거리는 연출의 풋풋한 맛이 작품의 개성을 배가한다. 이런 패기 가득한 시도는 양날의 검이다. 누군가는 독립영화처럼 강한 개성에 환하게 웃을 수 있고, 누군가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자칫 작위적일 수 있는 인물을 땅에 발 붙이게 한 건 오롯이 배우들의 공이다. 류승룡은 ‘더티 섹시’한 매력으로 필름 중심을 단단히 붙잡는다. 객관적으로 봐도 하자 많은 ‘김현’을 때론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캐릭터로 발전시킨 건 그였기에 가능하다.

‘김현’의 아들로 나온 성유빈도 가벼운 이미지로 변신, 이유영과 호흡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오나라, 김희원 등도 이름값다운 힘을 싣는다.

오정세는 ‘치트키’ 구실을 역시나 충실히 해낸다. ‘믿고 보는 배우’답게 단 몇 초만 나와도 객석에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새로운 얼굴’ 무진성이다. 류승룡과 함께 극을 이끌어가는 투톱으로서 제 몫을 다한다. 신비로운 분위기와 얼굴로 ‘사랑’이 전부인 유진을 소화해내며 여심을 저격한다. 오는 17일 개봉.

■고구마지수 : 1.5개

■수면제지수 : 1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