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장르만 로맨스' 제대로 살렸다, 류승룡 코미디의 깊은 맛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2021. 11. 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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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은 7년째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양육비 부담에 사춘기 아들, 전 부인 그리고 현재 부인까지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

유진의 습작을 읽은 현은 그에게 공동 집필을 제안하게 된다.

그저 웃기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점차 마음의 폭을 넓혀가는 중년남성 현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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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EW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은 7년째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다. 밑에서는 젊은 작가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원고 마감에 대한 압박감은 갈수록 커져만 간다. 이혼 후 두 번째로 시작한 결혼생활도 순탄치 않다. 양육비 부담에 사춘기 아들, 전 부인 그리고 현재 부인까지 신경 쓸 일이 너무 많다. 더 이상 물러날 곳 없는 그의 앞에 어느 날 천재 작가 지망생 유진(무진성)이 나타난다. 유진의 습작을 읽은 현은 그에게 공동 집필을 제안하게 된다.

영화 '장르만 로맨스'(감독 조은지)는 남녀의 흔한 로맨스를 깔고 가면서도 전형적인 틀을 뛰어넘는 영화다. 부부, 이웃, 친구 등 우리 주변의 흔한 관계를 중심으로 보편적이고도 특별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가운데 이혼, 재혼, 동성애 등의 코드가 등장하는데 과장 없이 따뜻한 묘사로 거부감을 극복해냈다. 가볍지 않은 설정인데도 단순히 자극을 위한 도구가 아닌 자연스러운 장치로 보이는 건 조은지 감독의 세심한 연출 덕이다.

등장인물들은 대체로 관계에 서툴고 조금씩 꼬여버린 인생 때문에 괴롭다. 이들은 서로 너무 다르고 무모한데, 이런 사람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모습과 비슷하기에 실컷 웃다가도 뜨겁게 공감하게 된다. 나아가 누구나 저마다의 굴곡이 있고 미숙한 모습 그대로도 괜찮다는 위로도 와닿는다. 이 과정에서 또렷해지는 건, 삶은 사랑과 관계를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는 사실이다.

배우들은 캐릭터의 입체적인 감정을 유연하게 그렸다. 앞서 '내 아내의 모든 것', '극한직업' 등 코미디 연기로 큰 사랑을 받았던 류승룡은 이번에도 탄탄한 연기로 기대 이상의 코미디와 드라마를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저 웃기기만 한 캐릭터가 아니라 관계 속에서 점차 마음의 폭을 넓혀가는 중년남성 현의 성장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무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유진 역에 낙점된 무진성 역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동성애자 캐릭터로서 쉽지 않은 감정의 변화를 흔들림 없이 소화했다. 이 밖에도 오나라의 쾌활한 에너지와 김희원의 친근한 연기, 이유영의 엉뚱한 매력, 성유빈의 풋풋한 연기도 보는 재미가 있다.

앞서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조은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에서 묻어나는 인간적이고 속 깊은 시선이 그의 다음 작품을 기대케 한다. '장르만 로맨스'는 오는 11월 17일 개봉.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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