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이혼·사랑..조은지 연출 '장르만 로맨스' 속 무거운 중년, 류승룡 [Oh!쎈 리뷰]

김보라 2021. 11. 5. 06: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7년째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작가 현(류승룡 분)은 오늘도 썼다 지우길 반복하지만 마음에 드는 첫 문장을 뽑아내지 못해 불안하다.

출판사 대표 겸 동창 순모(김희원 분)가 "올해는 꼭 책을 내자"고 채근하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한 해 더 늦어졌다가는 독자들에게 완전히 잊힐 것 같아 초조함과 불안감이 가득하기만 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김보라 기자] 7년째 신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작가 현(류승룡 분)은 오늘도 썼다 지우길 반복하지만 마음에 드는 첫 문장을 뽑아내지 못해 불안하다. 출판사 대표 겸 동창 순모(김희원 분)가 “올해는 꼭 책을 내자”고 채근하는 것도 있지만, 스스로 느끼기에 한 해 더 늦어졌다가는 독자들에게 완전히 잊힐 것 같아 초조함과 불안감이 가득하기만 하다.(*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현은 신작 소설을 발표하지 못 하고 있는 것도 고민이지만, 도통 공부에 관심이 없는 철없는 고3 아들 성경(성유빈 분), 이혼한 전처 미애(오나라 분)와 새 아내에게 매달 보내야할 생활비 및 양육비까지 골치 아픈 문제들이 산재한 상태다. 

그러던 어느날 현은 듣도 보도 못한 ‘천재 작가’ 유진(무진성 분)이 쓴 초고를 보고 머리를 맞은 듯한 큰 충격을 받는다. 등단한 프로작가가 아님에도 자신의 실력보다 훨씬 더 출중해보이는 글솜씨와 잠재된 가능성을 발견해서다. 유진의 도움을 받는다면 7년째 미뤄지고 있는 새 책 출간의 가능성도 있을 듯 한데…하지만 같이 하자고 설득하기가 쉽지 않는 데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 와중에 미애와 순모의 관계가 심상치 않고, 성경은 이웃집 여자 정원(이유영 분)과 얽히는 등 복잡한 가족사까지 시작돼 현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배우 조은지의 상업 장편 데뷔작 ‘장르만 로맨스’(제공배급 NEW·Library Pictures International, 제작 비리프)는 50대 중년 남성 현을 중심으로, 각각의 문제를 품고 불안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사랑과 우정, 꿈을 진단한다.

10대에는 첫사랑에 아파하고, 2030세대는 사랑과 진로, 50대들은 곧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방황한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을 무겁게 고민하며, 스스로를 혹은 가까운 가족을 한심하게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문제를 풀고 원하는 것을 손에 쥐려 다가가려는 우리들의 깊은 방황은 결코 가볍지 않다. 

단편 ‘2박 3일’(2016) ‘오늘, 우리’(2019) 등을 통해 연출 경험을 쌓은 조은지가 성별과 나이, 직업을 불문하고 현실에서 미묘한 균열을 겪어 멜랑콜리한 감정을 느끼는 여러 인물들의 일상을 코미디로 녹여냈다. 주인공 6명을 모두 살리려고 알맞게 분량을 조절한 세심한 연출력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그 중심에는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7번방의 선물’(2013) ‘염력’(2018) ‘극한직업’(2019) 등 드라마 및 장르물에서 코믹과 감동 코드를 동시에 녹여낼 줄 아는 배우 류승룡이 있다. 현 캐릭터를 맡은 그가 가장이자, 벼랑 끝에 놓인 중년작가의 일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또한 이번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인 배우 무진성도 자신이 가진 매력을 발산하며 유진 캐릭터에 시선을 고정시키는 데 성공했다. 

본격적으로 웃음에 시동을 걸었지만 '이 인물이 왠지 이렇게 행동할 것 같은' 관습적인 장면들에서도 류승룡의 말투와 표정 연기가 빈틈을 메웠다. 뒷모습까지 신경쓰며 웃음을 주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류승룡은 무진성, 성유빈과의 각기 다른 투샷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연기로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김희원과 오나라는 중년의 로맨스를 익살스럽게 소화하며 웃음의 한 코드를 담당했다.

특별 출연한 배우 오정세 역시 인물들과 조화를 이루며 웃음을 이끄는 데 적지않은 역할을 했다. 개봉은 11월 17일. 러닝타임 113분.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사진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