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美 SES 치차오 후 CEO "가벼운 리튬메탈 배터리가 플라잉카 실현할 것"

연선옥 기자 2021. 11. 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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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GM과 플라잉카 배터리 공동 개발

“이미 보급된 전기차에는 리튬메탈 배터리가 기여하는 게 주행 성능을 늘리는 정도이지만, 플라잉카는 실현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다.”

세계 최초로 대용량 리튬메탈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미국 스타트업 SES(옛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치차오 후 박사는 지난 3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플라잉카가 등장하기 위한 조건이 ‘경량화’인데 구조체를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벼운 리튬메탈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치차오 후 SES CEO는 3일 조선비즈와 인터뷰에서 "리튬메탈 배터리는 플라잉카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말했다./고운호 기자

2012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에서 독립한 스타트업 SES는 차세대 배터리로 꼽히는 리튬메탈 배터리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주목받았다. 리튬메탈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음극재로 사용되는 흑연보다 에너지 용량이 10배 정도 커, 배터리 부피와 무게는 줄이고 주행 거리는 두 배 이상 크게 늘릴 수 있다.

SES는 지난 2~3일, 미국과 한국에서 잇따라 제1회 ‘배터리 월드’ 행사를 열고 용량이 107Ah(암페어시)에 이르는 세계 최대 리튬메탈 배터리 ‘아폴로’(Apollo)를 발표했다. 107Ah 용량의 아폴로 무게는 0.982㎏으로, 에너지 밀도는 417Wh/㎏·935Wh/L로 리튬이온 배터리 에너지 밀도보다 40% 정도 높다.

국내에서는 현대차(005380)그룹과 SK(034730),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SES에 투자하고 있고, GM은 SES와 2023년까지 보스턴 인근에 리튬메탈 배터리 시험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자동차, 지리자동차와도 협력하고 있는데, 조만간 세계 10대 완성차 업체와 추가 파트너십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현대차,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플라잉카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협력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2026~2027년 UAM을 상용화한다고 발표했는데 마침 SES 배터리는 그 이전인 2025년에 상용화될 예정이라 우리 배터리가 탑재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치차오 후 SES CEO. / 고운호 기자

후 박사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통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크게 늘리거나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전기차 주행성능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는 완성차 업체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주행거리가 300마일(약 482㎞)을 넘으면 그 이상에서는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감소하기 때문에 보급형 모델은 배터리 비용을 낮추고, 프리미엄 모델의 경우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S는 리튬메탈 배터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통해 배터리 안전을 극대화하는 기술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후 박사는 “배터리 원재료가 어느 광산에서 언제 채취됐는지, 배터리가 제조되고 테스트되는 과정, 전기차에 탑재된 이후 운전자가 어떻게 운전하고 배터리를 충전하는지 등 광범위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배터리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며 “제조 과정이나 전기차 운행 중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배터리 결함이 화재나 폭발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했다. SES는 배터리를 진단하고 모니터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요한 후방 산업으로 보고 해당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치차오 후 SES CEO. / 고운호 기자

후 박사는 최근 배터리의 원료인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전기차 소재에 재활용 니켈, 구리를 활용하도록 하는 의무 수준이 높아지면서 재활용 물질을 사용하는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테슬라가 최근 발표한 것처럼 하이니켈 등 희귀한 광물 대신 인산철 등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을 배터리 소재로 활용하려는 연구도 활발한 것이 중요한 트렌드”라고 했다.

SES의 거점은 싱가포르와 미국 보스턴, 중국 상하이, 서울에 있는데 싱가포르는 법무·재무를 담당하고 보스턴은 기본 화학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과 상하이는 시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를 갖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아폴로’ 역시 서울에서 생산된 것이다. 중국 공장 ‘상하이 기가’는 2023년 완공될 예정이다. 후 박사는 내년 한국에 프로젝트팀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첫 해 50명을 채용하고 이듬해 더 많은 인력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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