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확진자 급증세, 정부 예측보다 빠르다

이준우 기자 2021. 11. 5. 04: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1월 3일 확진 2482명 나왔는데 일주일前 정부예측은 1500명 안팎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준은 5000명
'서킷 브레이크' 조기 발동될 수도
10대 이하·60세 이상 확산 잡아야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시작하자마자 확진자 수가 정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서킷 브레이커’(비상 계획)를 조기 발동, 사회적 거리 두기를 다시 강화해야 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쏟아지는 10대 이하·60대 이상 백신 접종(부스터샷 포함)을 서두르고, 5~11세 백신 접종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대 1673명’ 예상… 실제는 2482명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질병관리청 ‘확진자 단기 예측 결과’에 따르면 질병청은 지난달 27일 수리 모델을 통해 향후 국내 코로나 감염 규모를 예측한 결과, 1주일 뒤인 11월 3일 확진자는 ‘유행 악화 시’ 1345~1673명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실제로 지난 3일 국내 신규 코로나 확진자는 2482명(지역 발생 2457명·해외유입 25명). 최대 전망치보다도 48.4% 많았다. 상황을 다소 안일하게 내다본 셈이다. 질병청은 이 예측 모델에서 유행이 지속적으로 악화하면 11월 24일쯤에야 확진자가 1527~2810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3주 앞선 시점에서 이미 그 수준까지 도달했다.

10대 이하·60대 이상 확진자 추이/ 자료=질병관리청·서중숙 국민의힘 의원실

문제는 ‘위드 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든 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확산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보통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했을 때 잠복기가 5~7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10월 31일 ‘핼러윈’ 감염 여파는 다음 주쯤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 확진자 규모는 이번 주보다 한 단계 상승한다는 얘기다. 사망자 수 역시 증가세다. 3일 코로나 사망자는 24명으로 지난 1월 11일(25명) 이후 296일만에 가장 많았다.

정부는 앞서 ‘위드 코로나’를 선언하면서 확진자 급증 등으로 의료 체계에 부담이 커지면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하고 영업 시간과 사적 모임 제한 강화, 행사 규모 제한·축소 등을 재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규모를 5000명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질병청은 유행 악화가 두 달가량 지속하면 12월 말쯤 5000명 수준까지 이를 수 있다고 봤으나 지금은 그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는 상황이다. 우려가 커지자 방역 당국은 “현재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0%대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면서 “의료 체계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중환자 치료 여력이며, 서킷 브레이커는 중환자·사망자 발생 비율뿐 아니라 유행 양상·확진자 수·고령층과 미접종자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답했다.

◇영유아·청소년, 고연령층 확산세 잡아야

전문가들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영유아·청소년, 60세 이상 고연령층에 대한 감염 차단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3일 확진자 2482명 중 10대 이하(0~19세)는 556명(0~9세 235명·10~19세 321명)으로 전체의 22.4%, 60대 이상은 731명으로 29.5%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간 10대 이하·60대 이상 확진자는 각각 3389명·4197명으로 직전 1주일(2698명·2496명)과 비교해 각각 25.6%, 68.1%씩 급증했다.

10대 이하는 백신 접종이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며, 60대 이상은 백신 접종 후 시간이 꽤 지나 예방 효과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는 “접종률이 낮은 10대 이하 확진자 비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12세 이상 연령층에 대한 백신 효능이나 이상 반응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교수는 “2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나면 돌파 감염을 막아주는 중화항체가 급격하게 감소한다”며 “60대 이상 고령층과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에 계신 분들이 부스터샷을 최대한 맞도록 설득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당국은 4일 “현재 부스터샷 시기는 2차 접종 후 6개월을 원칙으로 하지만, 해외 사례와 돌파 감염 연구 등을 토대로 이를 조금 더 앞당길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3일(현지 시각)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이 본격 시작됐다. 성인 투여량의 3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그램)을 접종한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도 5~11세에 대한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과 브라질은 승인을 검토 중이다. 당국은 국내외 상황 등을 충분히 검토 후 해당 연령대의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